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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투나잇 야>, 오늘도 야구는 계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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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투나잇 야> 화 MBC 스포츠플러스 오후 10시
야구팬에게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이 아니라 화요일부터다. 주중 3연전의 시작을 알리는 어제, 여느 때처럼 접전의 경기들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 날, 야구팬들은 <베이스볼 투나잇 야>를 지켜봐야 할 다른 이유가 있었다. 과연 김민아 아나운서는 어떻게 방송을 진행할 것인가? 하는 걱정과 호기심 섞인 시선들이, 어제의 <베이스볼 투나잇 야>를 향하고 있었다. 스튜디오에 불이 들어오자, 검은 정장을 입은 김민아 아나운서와 이효봉 해설위원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김민아 아나운서의 첫 멘트는 이랬다. “오늘도 야구는 계속됐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녀는 전에도 비슷한 멘트를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날, 이 평범한 멘트야 말로, 슬픔으로 돌진하는 직구 같았다. 야구가 계속되었기에, 그녀는 그 순간 거기 있어야 했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승부처를 짚어내고, 해설의원의 의견을 청취하고, 경기를 차분하게 정리해냈다. 그 평정심이 무너진 것은 방송이 끝날 무렵이었다. “송지선 아나운서가 이제 함께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김민아 아나운서의 모습 속에는, 같은 일터에서 함께 꿈을 나누던 동료의 부재를 경황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가혹한 현실이 담겨 있었다. 슬퍼할 시간도 없이 주어진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마쳐야 하는 직업인의 운명이 거기 있었다. 방송이 진행자를 추모하는, 희귀한 사례는 이렇게 담담하고 처연하게 역사가 되었다. <베이스볼 투나잇 야>에서는 故 송지선 아나운서의 생전 모습이 담긴 화면이 지나갔다. 그녀가 그렇게 사랑했다던 야구는,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야구가 있는 밤이면 이따금 생각날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그 환한 미소를 어떻게 영영 잃었는지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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