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등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은 어제(19일) 연기금이 기업들 주주 총회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내년 3월부터 주주권을 본격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중요한 경영 사안에 대해 사후보다는 사전 공시하도록 연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사외이사도 대거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곽 위원장을 만난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 의장도 관치(官治)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제아래 이를 수용했다.


20여일 전 곽 위원장의 연기금 주주권 행사 발언을 청와대가 '개인 의견'이라고 평가절하했으나 이제 정부 방안으로 정해져 추진되는 분위기다. 대상도 우선적으로 포스코와 KT 등 사실상 주인이 없는 민영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곽 위원장은 밝혔다.

연기금의 주주권행사에 재계는 아직도 의구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 전문성없는 연기금이 기업의 효율적인 판단을 막아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필요한 분야에서 연기금이 적극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일각의 우려대로 재벌 때리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AD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KT와 포스코의 최대주주다. 또 신한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의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에 육박하는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신한금융지주가 내분으로 흔들릴 때 5%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너가 없는 일부 대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사외이사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면서 회사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전횡'의 문제도 제기된다. 연기금이 이들을 견제하고 올바른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다만 관건은 얼마나 연기금의 주주권행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는가이다. 여당과 청와대는 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민간 금융ㆍ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철저한 독립성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 또 연기금의 이사장을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임명해 사실상의 관치를 한다거나 KT 등의 인사에 개입하는 식이라면 문제다. 정부가 먼저 이런 구태를 버려야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정당성을 가질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