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된 통신 3사, 정작 속내는 '울적'
가입자당 평균매출은 감소, 정부 요금인하 압박까지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임선태 기자]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이 호전됐지만 무선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달 중순께 예상되는 통신비 인하안 발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거리다.
9일 통신 3사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KT의 1분기 매출은 5조30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7263억원으로 무려 61.7% 증가했다. SKT도 비슷한 모양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3조1321억원, 59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 16% 상승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1165억원, 89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2.7%, 84.6% 감소했다. 하지만 합병 이전으로 계산할 경우 매출은 9.8%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0.5%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무선 ARPU는 크게 감소했다. 지난 1분기 KT의 무선 ARPU는 3만247원, SKT 3만3317원, LG유플러스 2만4948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00원 이상씩 줄었다.
통신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지만 가입자 평균매출이 줄어든 것은 가입자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인당 내는 돈은 줄었지만 전체 가입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개선된 것이다.
KT의 1분기 가입자수는 전년 동기 보다 93만1000명 늘어났다. SKT는 116만4000명, LG유플러스는 29만1000명이 증가했다. 통신 3사는 휴대폰 사용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여겼지만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용층이 확대되면서 기존 일반폰에 더해 스마트폰을 추가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통신 3사가 지난 1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요금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작 통신 업계는 착시현상이라는 주장이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경우 일반 휴대폰 보다 네트워크 투자비가 배로 들어가는 등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요금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어느때 보다 나쁜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3개 부처로 구성된 '통신요금인하 태스크포스(TF)'는 지난 달 말로 TF 활동을 마무리 짓고 최종 요금인하안을 만들고 있다. TF는 논의중 제시된 요금인하 안을 대부분 통신 3사에게 권고하는 형태로 제안할 방침이다.
이미 휴대폰 유통 구조 변화를 위한 식별번호(IMEI)의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과 가입비 폐지, 데이터와 음성, 문자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 도입, 기본료 인하 등의 요금인하안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남은 것은 기본료 인하폭이다. 통신 3사는 기본료 인하 만큼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직접 기본료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과도한 시장 개입은 물론, 매년 조단위의 네트워크 투자가 필요한 기간 통신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기본료가 10%만 인하되도 통신사들의 매출은 7~8% 가까이 줄어들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요금인하액은 연간1만4000원 정도에 불과해 요금 인하 효과 없이 사업자들의 투자 의욕만 꺾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전 세계 통신사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휴대폰 기본요금은 절대 비싸지 않다"면서 "단순히 요금인하를 위해 기본료를 내리겠다고 나설 경우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가 늦어질 수 밖에 없고 모처럼 활기를 띈 통신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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