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화학만 인기.. 나머지 업종은 찬밥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천우진 기자] #1 구리 지역에서 근무하는 A증권사 영업직원 K대리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주가지수가 반갑지 않다.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들의 수익률이 시장 상황과 다르게 제각각이기 때문. 고객들의 수익률 표를 확인할 때마다 주가지수가 정말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다.

#2 서울 강북에 위치한 B증권사 지점에 근무하는 P씨는 오늘도 관리 고객에게 항의전화를 받았다. 지난번에 자신이 추천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기호지세로 오르는 주가지수와 크게 차이가나 만족할 수 없다는 것. 이 고객은 자동차ㆍ화학업종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주식을 직접 거론하며 집중적으로 매수해달라고 요구했다.


코스피지수가 역사적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일반인들은 얼굴만 맞대면 오늘은 또 어디까지 올라갈까?'라고 서로 물어보기 바쁘다. 하지만 증시활황에 웃음지어야 할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은 오르는 코스피지수를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이다. 오르는 업종만 계속 오르는 '업종별 쏠림 현상'이 심해 고객들의 수익률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학업종 부문은 코스피 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세에 접어든 4월 한 달간 11.91% 상승했다. 또 자동차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은 16.70%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121.01에서 2208.35로 4.1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두 업종이 코스피 시장을 주도했던 셈이다.


고객을 현장에서 직접 마주치는 일선 영업점 증권사 직원들은 업종 쏠림현상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고객들이 자동차라면 무조건 매수주문을 내는 실정"이라며 "현대차, 기아차에 '올인'하려는 고객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승세는 두려울 정도다. 28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현대차는 전날보다 1만7000원(7.28%)오른 25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4월 초 20만3500원이었던 현대차는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23%가 올랐다. 간단히 계산해도 현대차 10주만 보유했다면 같은 기간 47만원을 벌어들일 수 있었던 셈이다. 기아차 역시 4월에만 16%의 상승했다. 28일 종가기준으로 7만9700원인 기아차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1만3700원에 달했다.


반면에 시장과 반대로 주가행진을 해왔던 업종에 비중을 크게 두고 투자한 고객들은 코스피시장이 '딴나라 시장'이었다고 느낄 정도였다.


특히 은행, 증권, 전기전자 업종에서 주가가 코스피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주로 나타났다. 4월 들어 344.22로 장을 시작한 은행지수는 28일 343.24를 기록해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증권(-0.87%), 전기전자(-0.98%) 업종도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업종은 공통적으로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상승장에서 소외됐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투자전략은 단기적으로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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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영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자동차, 화학 등 관련 종목은 실적도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이라며 "주가가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실적을 고려했을 때는 오히려 주가가 따라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고려했을 때 업종 쏠림은 갈수록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에 D램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업황 호조가 기대되고, 은행업종 역시 배드뱅크 설립 추진으로 저축은행 부실 우려가 가라앉는 등 긍정적 신호가 보인다"고 밝혔다. 더불어 주도주 역할을 했던 화학ㆍ자동차 업종은 수출호조로 주도주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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