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에 직장인·신혼부부까지 몰린다!..대학가 '전세품귀'
보증금에 월세까지 일제히 올라 학생들 부담 가중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H대학의 학생인 김하영(23세 가명)씨는 방학을 맞아 집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다. 김씨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대학가 근처의 보증금 1500만원, 월세 35만원인 옥탑방. 지난 연말 집주인이 보증금 500만원, 월세 5만원씩을 올려달라고 하자 이참에 아예 이사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부동산 10여군데를 전전한 끝에 이 일대 가격이 일제히 그 정도 수준으로 올랐다는 이야기만 듣게 됐다. 이마저도 새학기 신입생들이 몰리면 집을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라는 이야기에 울며겨자먹기로 오른 가격에 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전셋값 고공행진에 대학가도 비상이 걸렸다. 주택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전세 가격 상승세가 도미노처럼 대학가 주변에도 번지고 있다.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직장인 및 신혼부부들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대학가로 옮기기 시작한 데다 신입생들의 신규유입으로 매물이 부족한 지경이다.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전국 평균 전셋값은 전주 대비 0.4% 오르면서 2009년 4월 이후 1년 9개월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월 서울 월세가격도 전월대비 0.2% 올랐으며, 이중 연립·다세대가 0.4%, 오피스텔이 0.6% 상승했다.
신촌 대학가 인근에 위치한 D부동산 중개인은 "대학가 근처라 다른 지역에 비해 전세나 월세 오름폭이 크진 않지만 요즘은 직장인들도 많이 찾아 물건이 없는 상황"이라며 "남아있는 집은 반지하나 옥탑방이 대다수인데, 이것도 없어서 못판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근처 한 오피스텔은 지난 가을 이후 1억원이던 전셋값이 1억1500만원으로 올랐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요즘은 신혼부부들도 이 일대로 유입돼 대기수요가 넘친다. 예전 같으면 한 달 정도면 넉넉하게 집을 구했는데, 요즘은 2~3개월은 걸린다. 가격도 괜찮은 오피스텔은 지난 가을 이후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라고 전했다.
여기다 설 이후 신입생들이 본격적으로 등록을 하게 되면 대학가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봄철 성수기에 앞서 미리 전세를 선점하려는 직장인 및 신혼부부들도 대학가 주변의 '전세찾기'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K대학 신입생 김수형(20세)씨는 "지방에 비해 집값이 너무 비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월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전셋집을 찾고 있는데, 보증금을 올려준다고 해도 집주인들이 월세 아니면 집을 보여주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대학 인근의 S공인중개소 관계자도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이 집을 못 구해 애를 먹고 있지만 올해는 전세가 가격도 많이 올라서 문제다"라며 "대학가 근처 오피스텔이나 원룸 전세는 지난 가을부터 학생들보다 직장인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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