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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젊은 리더들 '영어'에 꽂히다

최종수정 2011.01.15 13:32 기사입력 2011.01.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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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재용·정의선 재계 2, 3세 영어 실력·국제 감각 탁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슬로건을 소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슬로건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Thank you John, and Thank you Ladies And Gentlemen.(감사합니다, 존. 고맙습니다, 여러분)"

존 크라프칙 현대차미국법인(HMA) 사장으로부터 무대를 넘겨받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주위를 둘러보며 짐짓 여유롭게 인사를 건넸다. 객석에서는 일제히 스포트라이트가 터졌다. 감색 양복에 청색 타이를 맨 정 부회장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1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식에서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벌맨'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을 향한 현대차의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때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고 때론 부드러운 미소로 현대차의 미래를 설파하는 등 좌중을 압도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참석자들은 정 부회장의 손짓과 몸짓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5분50초간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MSNBC는 "현대차가 '진보된 현대차'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며 정 부회장의 노련한 프리젠테이션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정 부회장은 현대차를 세계적 기업으로 이끌어갈 젊은 리더로서 여유롭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따지고 보면 수많은 청중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는 유창한 영어 실력, 그리고 세계적 인사들과 교류하는 에티켓은 재계의 젊은 리더들에겐 공통된 코드다.
최태원 그룹 회장도 지난 해 11월11일 G20(주요 20개국) 비즈니스 서밋 폐막식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국내 기업인으론 유일하게 컨비너(의장)로 활약한 최 회장은 행사를 평가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견해를 설파했다.

폐막식 단상의 한 가운데 앉은 최 회장의 당당함은 SK그룹의 수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리더임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발견이었다. 비즈니스 서밋 행사 기간 중에도 그는 외국 CEO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는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데 큰 성과를 거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글로벌 무대에서 이미 상당한 명성을 쌓고 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의 대외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과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CES(소비자 가전쇼) 등 주요 행사에서는 마케팅을 진두지휘한다.

지난 해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의 만남도 부쩍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사장은 영어 실력 뿐만 아니라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다"면서 "그같은 재능이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2, 3세들의 글로벌 역량이 강화된 데는 외국에서 공부하는 등 일찌감치 글로벌 감각을 키운 덕분이다. 이재용 사장은 일본 게이오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최태원 회장은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미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후계자들은 어려서부터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 문화를 접하는 등 글로벌 환경에서 성장해왔다"면서 "재계 2, 3세들의 이같은 재능이 경영과 접목되면서 부친들과는 또 다른 형태의 글로벌 공격 경영으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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