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새 일어난 굵직한 식품 관련 사건ㆍ사고다. 이런 먹을거리 사고가 터질 때면 으레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민들로부터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이런 식약청의 '비전'과 내부 '속사정'은 조금 다른 것 같다. 27일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 조찬회'에 참석한 노연홍 청장의 발언을 들어보자.
노 청장은 "식품 이물이라는 게 혐오감은 있지만 유해성은 낮다"며 "미국은 이런 문제를 생산자와 소비자가 해결하는데 우리나라는 식약청이 개입해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 청장의 이날 발언은 식약청의 비전발표가 내부 인식변화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여론에 등 떠밀려 임기응변식으로 내놓은 것이었단 점을 방증했다. 실제로는 '우리가 꼭 해야 하나'라 느끼면서 '확실히 하겠다'고 둘러댄 꼴이다.
더 큰 문제는 식약청장의 기본 인식이다. 식품사고에 대응하는 국민들의 반응이 항상 옳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대도 (광우병에 대해) 국민들이 믿지를 않는다' '식약청이 개입하는 것은 국민 정서 때문이다'란 식으로 국민을 '감정적이며 과학적이지 않은 존재'로 치부한 것은 식약청장 발언으로서 적절치 않아 보인다.
식약청은 오송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대변화의 시기에 처해있다. 식약청장과 직원들은 '국민들이 정말 원하고 기대하는 식약청의 모습이 무엇인지' 오송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부터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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