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9월 고용지표 발표..양적완화 결정적 변수 될듯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달러 강세를 원한다면서도 인위적인 시장 개입으로 환율시장을 유린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오르고 있지만 시장에 맡겨두겠다는 입장이었다.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에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셈.
달러가 어디까지 하락할 지는 여전히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다른 국가들은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하락에 따른 자국의 통화가치 절상을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은 환율 전쟁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경기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미국도 내심 달러 하락을 바라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나친 달러 하락은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도한 달러 가치 하락은 중국을 비롯한 미 국채 보유국들의 미 국채 매도를 불러올 수 있고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쌓아두고 있는 미국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버냉키 의장은 행동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Fed의 2차 양적완화에 대한 의지를 낮출 것으로 판단된다. 버냉키 의장이 꾸준히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연준 내에서는 2차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2차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부담요인이다.
추가로 달러가 더 풀린다 한들 효과가 있겠느냐는 논쟁은 여전하고 달러가 충분히 하락한 상황을 감안하면 내달 2차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9일에는 추가 양적완화 시행 여부와 관련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 9월 노동부 고용지표가 공개된다. 고용은 Fed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인만큼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시장의 2차 양적완화 기대감에 큰 변화를 줄 수도 있다.
9월 실업률은 8월보다 0.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비농업 개수는 5000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대 관심사인 민간 부문 일자리는 7만7000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월 6만7000개보다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ABN암로, UBS 등은 민간 부문에서 10만개 이상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부는 오전 8시30분에 9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를 공개한다. 이어 오전 10시에는 상무부가 8월 도매재고를 공개한다.
한편 전날 알코아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어닝시즌이 시작됐고 금일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시장은 유동성 대신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을 다소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가 첫날 일정을 시작된다. G7 회담도 열릴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자리에서도 최근 환율 전쟁과 관련한 논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