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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업 기피 'IFRS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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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지급보증 부채편입 부담 가중
판교 알파돔 등 타격·주택공급도 우려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내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대형 개발사업과 주택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부채전환 가능성이 50% 이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기업회계상 부채로 편입돼 개발ㆍ주택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져서다.
특히 주택시장 장기침체로 분양을 줄여온 건설업계가 내년에도 주택공급에 나서지 못할 경우 향후 주택시장마저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건설업계는 정상적 주택공급을 위해 IFRS를 도입하더라도 진행기준으로 매출액 처리를 하는 등의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선 우리나라만 예외를 두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IFRS 도입을 넉달 남겨두고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IFRS는 자체분양공사의 매출액을 지금처럼 진행기준으로 하지 않고 완성기준으로 처리한다. 또 부채전환 가능성이 50% 이상인 PF사업의 지급보증에 대해 해당 금액을 모두 건설사 부채로 계상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의 사업을 기초로 자체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부채비율이 20%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계산됐다"면서 "투자자나 금융권 등의 기업평가가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건설사들은 신규 PF가 필요한 주택사업이나 대형 투자사업을 대폭 줄일 태세다. 대부분의 기존 PF사업 지급보증금액이 부채로 잡히면 부채비율이 폭등, 새 사업을 추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다. 지급보증을 통한 신규 주택분양사업 감소가 예견되는 대목이다.

또 판교알파돔(5조원), 한류월드(1.7조원), 광교파워센터(2.4조원)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이들 기존 사업의 PF조달 시점이 속속 도래하면서 건설사들은 광교비즈니스파크(2조원)나 부산북항재개발(8조원) 등 신규사업을 꿈도 못꿀 정도다. 삼성물산이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급기야 AMC에서 빠지기로 한 것은 근본적으로 사업성 문제가 크지만 IFRS 부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국내 시장 침체로 해외로 눈을 돌린 건설사들의 해외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랜트 등 도급형태의 사업을 제외하고 투자가 필요한 개발사업은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투자사업에 대한 PF가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높고 매출액이 줄어들면 PF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2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브라질 고속철도 등 민간투자가 필요한 해외사업 추진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강해성 대한건설협회 SOC민자팀장은, "IFRS는 민자사업에 대한 건설사의 지분과 영향력 등을 따져 부채비율로 반영하도록 규정한다"며 "이렇게 되면 건설사들의 민자사업 참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한국 실정에 맞는 IFRS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는 글로벌 기업들의 재무제표 이중작성 부담을 경감시키고 재무정보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5년 EU 지역 회사들을 필두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현재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약 110여개 국가, OECD 가입국의 80%가 IFRS를 적용했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상장업체에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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