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코미디 ‘퀴즈왕’, 장진 감독 징크스가 발목 잡을까

[아시아경제 박종규 기자]장진 감독이 영화 ‘퀴즈왕’으로 추석 흥행 몰이에 나선다. 하지만 그의 관객 동원력에 적지 않은 영화팬들이 회색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퀴즈왕’은 방송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133억짜리 퀴즈쇼의 마지막 정답만 알게 된 상식제로 15인의 NO브레인 배틀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수로, 류승룡, 정재영, 신하균, 임원희 등 코미디에 능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장진 감독은 독특한 화법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퀴즈왕’에서도 예상치 못한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진 감독의 독창성은 흥행 대박을 이끌기 어려운 단점을 드러내왔다. 매니아층을 형성한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이 전 세대를 아우르지 못해 관객 동원이 쉽지 않았다.

그의 관중 동원 성적은 이름값에 비하면 미미한 게 사실이다. 물론 지난해 개봉한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전국 관객 250여만명을 동원하며 재미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거룩한 계보’, ‘아들’, ‘박수칠 때 떠나라’ 등 대부분의 작품들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역대 흥행 1-3위를 기록하고 있는 ‘왕의 남자’,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는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게 강점이었다. 반면 장진 감독의 작품은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며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 ‘퀴즈왕’ 제작보고회에서 “10년 넘게 영화판 가운데에서 제작하다 보니 처음이 그리웠다”며 “그 때 초심처럼 신나게 놀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자신의 개성이 부각되었다는 말이다. 이번에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낳는다.

따라서 장진 감독의 한계가 ‘퀴즈왕’에서도 여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재미와 대중성을 겸비하지 못하면 결코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

박종규 기자 gl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