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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잡는 崔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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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은행보다 현금많아"...삼성에 연이은 비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실물경제 총괄부처 수장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연일 대기업의 잘잘못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재계 1위 삼성그룹을 직간접으로 비판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최근 들어 "체감경기가 아직 멀었다",""수출대기업이 성과를 다 먹었다"고 비판해온 최 장관은 이번에는 대기업의 곳간(보유현금)을 문제 삼았다. 최 장관은 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6개 시중은행장들과 지식경제 연구개발자금의 실시간통합관리시스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이 많다. 특히 삼성전자는 은행보다 더 싸게 돈을 빌려올 수 있다"며 대기업들의 현금 쌓아두기 관행을 꼬집었다. 최 장관은 특히 재계 1위 삼성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벗고 강경한 자세로 돌변했다. 최 장관은 지난해만 해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면을 앞두고 정부 부처 장관으로는 유일하게 (사견임을 전제로 했으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도 삼성의 대규모 투자계획에 대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들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환율 덕을 봤다. 삼성전자는 환율 100원 차이가 조 단위 이익으로 움직인다"면서 "그런데 그것이 하도급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1차 벤더들은 나아졌는데, 2.3차 벤더들에는 전혀 내려가지 못한다. 전경련 회장단에게 그런 부분을 감시해달라고 부탁해 놓은 상황"이라며 하도급 문제를 지적했다. 최 장관은 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는 소문이 난 다음에 소프트웨어 업계가 난리가 아니다"면서 "그래도 상도의는 지켰으면 좋겠다. 전 라인을 데리고 가면 중소기업 존망의 문제와 연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지경부 장관에 취임한 최 장관은 취임일성부터 비즈니스프렌들리(친기업정책)을 표방하면서 대기업에는 규제완화를 통해 설비투자와 고용확대가 이뤄지면서 경제회복의 온기가 서민, 중소기업으로 옮겨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경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임 이윤호 장관시절에도 기업규제완화에 적극 나섰으나 대기업들이 불안한 경영환경을 탓하면서 고용과 설비투자에 주저해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최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재계이 요구한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온실가스감축 목표설정과 감축이행과정에서도 앞장서서 산업현장의 의견을 적극반영했고 금융위기 과정에서도 각종 규제개선과 기업투자확대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부처 수장이 비즈니스프렌들리를 넘어 비즈니스브로덜리(brotherly, 형제와 같은 파트너쉽)까지 앞장서고 있으나 정작 경기회복의 아랫목 온기가 서민, 중소기업의 윗목으로 전달되지 않은데 따른 비판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으로 휴대폰 강국의 위상이 추락하자 정부가 모바일클러스터육성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대응전략을 잇달아 내놓았다. 최 장관도 지난3월에 대기업이 중소기업 인력 빼가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삼성이 중소기업의 고급인력을 대거 흡수하면서 중소기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고 전했다.
한편, 지경부는 내달 560개 중소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중소기업 육성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중기 상생협력과 관련,"기존 상생협력 정책을 업종별 특성에 맞도록 확산해 나가는 동시에 시장친화적인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불공정 하도급거래 업체에 대한 제재수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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