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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트레스테스트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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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장에서 얻은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결과에 대해 사실상 첫 시장 평가로 볼 수 있는 26일(현지시간) 은행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하락했고, 불합격 은행 7개 중 5개가 집중된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떨어졌다. 하지만 3개월물 유리보는 1년래 최고치로 상승했고, 은행간 자금거래 움직임을 나타내는 OIS스프레드 역시 오름세를 탔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궁극적인 목적이 유럽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고, 거래상대방 리스크로 인한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시장의 신뢰를 온전하게 회복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91개 은행 가운데 무려 84개 은행이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통과하지 못한 은행이 확충해야 할 자본 규모도 35억유로로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지만 전문가는 회의적이다.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번 테스트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고, 그밖에 시장 전문가 역시 테스트 후 자금 경색 해소를 장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꺾일 줄 모르는 유로리보-OIS스프레드 = 이날 시장지표는 엇갈렸다. 은행주와 채권 수익률 움직임은 긍정적이었다. 벨기에의 덱시아와 그리스 알파은행이 각각 9.1%, 7.6% 랠리했다. 아일랜드 앨리드아이리시은행이 5.6%, 프랑스 소시에떼제너럴이 5.2% 올랐고, 54개 금융주로 구성된 블룸버그 유럽은행 지수는 1.7% 상승했다.
글로벌 14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신용디폴트스와프(CDS)는 전일 대비 4.4bp 하락한 128.6을 기록, 12주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저축은행 부실로 이번 테스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던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1bp 떨어진 4.24%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가늠하는 지표는 악화됐다. 유로존 12개국의 시중은행간 금리인 유리보는 0.889%로 상승, 1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거래상대방 리스크가 계속 상승했다는 의미로,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에도 유리보는 연일 상승 곡선을 그렸다. 리보-OIS 스프레드 역시 26bp로 벌어졌다. 스프레드가 높을수록 은행이 자금 거래를 꺼린다는 뜻이다.

런던 에볼루션증권의 아투로 데 프리아스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이 회복세를 유지한다면 이번 테스트가 대체로 성공했다고 봐도 될 것"이라며 "하지만 주식투자자 보다 채권 투자자 및 단기유동성 자금 공급자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가시지 않는 불안감, 왜? = 대부분의 대형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시장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테스트의 잣대가 느슨해 유로존 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투명성 결여, 은행 자본확충에 따른 신용경색 리스크가 그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유럽에서 진행된 은행 스트레스테스트가 앞으로 경제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비현실적인 테스트였다"고 비판했다.

리처드 바웰 RBS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은행주의 상승은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이 예상보다 적은 데 대한 투자자의 안도를 반영한 것 뿐"이라며 "이번 테스트는 최대한 많은 은행을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됐고,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훈풍이 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국가 부채 문제와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 문제가 결국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대형은행이 보유한 국채 내역과 위험 노출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데 따라 투명성 논란과 함께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대형 은행의 부실 채권 보유 규모가 예상보다 클 수 있고,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커다란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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