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강화와 신뢰회복에 주력한 구원투수
윤 장관이 취임할 당시는 3월 위기설이 퍼질대로 퍼진 시점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경제 성장률을 -4%로 낮춰잡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 또한 팽배해 있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MB 노믹스'의 창시자로 알려진 강만수 장관의 후임이라는 점도 윤 장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경제위기설의 험난한 파고를 헤쳐야 했던 만큼 윤 장관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윤 장관은 특히 경제위기가 우리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국제 공조'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회의 공동의장국으로서 역내 상호자금지원 체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기금 출범 과정에서 국가간 이견 조율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강화해 나갔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과 통화스왑을 체결했고, 외평채 발행에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08년 말 2012억2000만달러까지 줄었던 외환보유액이 2009년 말에는 2699억9000만달러까지 늘어나 외환보유고 순위 세계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보유액은 1월 말 기준으로는 2736억9000만달러까지 불어난 금융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윤 장관과 경제팀의 물밑노력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윤 장관은 또한 경기부양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빠르게 확장적 재정정책을 내걸고, 28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막힌 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경제정책에서 '타이밍'을 중시한 윤 장관의 지론이 반영된 대목이었다. 이 같은 '수퍼추경' 덕분에 공공분야의 일자리가 대거 만들어졌고, 흑자도산위기까지 처해졌던 중소기업은 재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이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률을 보였고 0.2%라는 플러스 성장이란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11월에는 국격을 한 단계 상승시킬 G20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면서 '성공한 구원투수'라는 평을 얻기에 이르렀다.
◆고용확대 등은 숙제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 상승에다 여행수지 악화 등으로 1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데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재정, 금융부문에서 '긴축'에 돌입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스를 '진앙'으로 하는 유럽발(發) 금융위기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 안정은 최대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시중에 풀린 과잉 유동성을 적절히 조절하고, 재도약을 위한 출구전략 시점을 잡는 것은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서비스산업 선진화 추진, 답보상태인 일자리 창출도 과제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윤증현 장관의 최대 공적은 경기부양책을 나름대로 추진력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이라면서 "기업 구조조정 등 위기 때 하지 못했던 여러 정책들을 경기회복과정에서 부작용 없이 추진해 나가는 게 최대 과제"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위기 국면에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경기회복정책을 펼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위기상황에서 부실했던 부분을 과감하게 정리하지 못했던 점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초기 불거졌던 건설, 조선, 중소기업의 부실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향후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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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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