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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투자의 거장들]삼성도 닮고 싶어한 '존경 받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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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지난 2003년 여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을 데리고 스웨덴을 찾았다. 이 전 회장은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 받는 재벌 가문인 발렌베리(Wallenberg)家의 사람들을 만났다. 당시 사람들은 삼성이 발렌베리 가문을 벤치마킹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고 생각했다.

발렌베리는 15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스웨덴의 산업과 금융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 재벌 그룹이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에릭슨, 사브, 스카니아, 일렉트로룩스 등 스웨덴 기반의 세계적인 기업들 상당수가 이 가문의 계열사다. 이들 기업들은 스톡홀름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적이 있으며 스웨덴 국내 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앙드레 발렌베리가 설립한 이 가문의 역사는 18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주인 앙드레는 당시 미국 보스턴에서 금융업을 배워와 고국에서 주변 사람들의 자산을 맡아 관리했다. 그는 연간 21%가 넘는 높은 이자를 지급했으며 이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돈을 맡겼다.

은행업에 자신이 붙은 앙드레는 결국 스웨덴 최초의 민간은행인 스톡홀름 엔실다 은행(SEB)을 창업했다. 그는 국내외 돈을 끌어와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아 크게 돈을 벌었다. 당시 경제붐을 맞은 영국, 프랑스 등 선진 공업국을 중심으로 스웨덴의 철광석과 목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등 곳곳에서 자금 수요가 급증했고 은행업도 크게 발전했다. 이 돈을 바탕으로 발렌베리 가문은 기업들을 인수 합병해 재벌 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발렌베리는 재벌기업으로도 유명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더 유명하다. 집안의 가훈에도 "돈을 벌면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라"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가훈을 따라 스웨덴의 다른 재벌기업들이 무거운 세금을 피해 스위스 등지로 빠져나가는 동안 발렌베리는 고국에 남아 사회적인 의무를 다했다.
앙드레의 아들 크누트 발렌베리는 1917년 자신의 전 재산인 4조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크누트 앤 엘리스 발렌베리 재단'을 설립한다. 이 재단은 노벨 재단보다도 큰 규모이며 스톨홀름 경제대학을 설립하고 곳곳에 도서관을 설립하는 등 스웨덴의 공익사업과 과학기술 분야의 수준을 크게 높였다.

이후에도 재산을 꾸준히 환원했기 때문에 그룹 계열사들이 스웨덴 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해도 경영진의 재산은 얼마 되지 않는 다고 한다. 돈을 벌면 재단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이런 업적을 기려 스웨덴의 스톡홀름 시청 앞 광장에는 크누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재벌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발렌베리는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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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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