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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우울증, 사람을 만나라..경험에 귀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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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5명 중 3명 '자신감 결여' '대인기피증' 등 호소
대학부터 사회활동..봉사·알바 등 살아있는 체험 중요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 지난 2월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계기업 입사를 준비중인 이은정(가명, 28, 여)씨는 최근 우울증으로 인해 통원치료중이다. 대학3학년 때인 지난 2007년부터 취업을 목표로 준비해왔지만 근 3년째 도전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녀의 하루는 아침기상 후 영문 뉴스를 듣는 것으로 시작해 도서관과 스터디모임을 오가며 한시도 느슨할 틈없이 바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허탈감, 상실감을 느낀다.
# 취직 후에도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조영중 씨(가명, 37, 남) 서울 소재의 대학을 2000년에 졸업하고 바로 중견 제조업 마케팅 부서에 입사했지만,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와 결국엔 권고사직을 당했다. "고객과의 대인관계가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조 씨의 경우는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케팅, 영업직으로 취직해 우울증을 맞은 셈이다.

취업전후로 우울증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직자 5명 중 3명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신감 결여',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의 정신적인 질환을 호소했다. 음주, 흡연량이 늘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었다. 취업 후에도 회사업무로 인해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질병'을 앓게됐다는 직장인이 51.2%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취업 우울증의 극복을 위해선 '직접 사람과 만나 살아있는 지식과 경험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황성길 잡코리아 컨설팅본부장은 "대학시절부터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미리 사람 대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취업우울증을 사전에 없애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학창시절 대인과의 접촉이 적거나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이들에게 취업실패로 인한 우울증이 발생할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인터넷 등을 통해 텍스트로 취업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아르바이트나 대외적인 봉사, 사회활동을 통해 얻는 경험이 취업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황 본부장은 구직활동을 가위바위보와 같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다고 귀띔한다. 가위바위보를 30판중에 1판정도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 처음부터 무조건 이겨야한다고 생각하면 곧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채용이란 몇 십억원을 주고 자원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함부로 충동구매가 어려운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30번 이상 검토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선택하겠다는 자기주도적인 입장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취업포털 스카우트의 이시범 전임컨설턴트는 "정부의 적극적인 인턴채용, 대기업의 잡쉐어링으로 일부 구직자들이 인턴으로 취업을 했지만, 이는 임시 피신처에 지나지 않으며 곧 태풍이 휘몰아치는 취업 전선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많은 구직자들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물론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욱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거나 교육을 통해 자신의 스펙을 높이는 경우도 있지만 우울증에 빠져 구직포기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구직자가 실제로 많다는 것이다.

구직자들이 구직활동이 길어지고, 자신의 뜻대로 잘 되지 않으면 우울증에 빠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취업이 힘든 환경과 가정에서의 지지마저 떨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신마저 더해진다면 더욱 그러하다.

이시범 컨설턴트는 의학적으로도 우울증은 병이 아니라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며 실제 구직자 사례를 통해 취업우울증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목표와 현실의 차이 때문이다. 자신의 목표와 현실과의 차이가 클 때 발생한다. 목표를 낮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알찬 준비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는 것이다.

둘째,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없는 것이 취업우울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오랜 기간 구직활동을 하게 되면 게을러지게 마련이다. 잠자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거나 새벽까지 잠을 못 자기도 하고, 식사도 균형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으며 운동은 더욱 안 하게 된다. 이것이 우울을 가져오는 요인이라는 것.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루저', '잉여(인간)'의 생활을 자초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의 평가를 내부에서 그대로 수용하기 때문이다. 구직기간 중에 이력서가 통과되어도 면접에서 쓴 잔을 마시게 되면 마치 자신이 무슨 잘못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자신이 취업을 하는데 부적절한 사람이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갖게 된다는 것.

그는 "취업 실패 원인을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제언했다. 자신은 아무 문제없는데 환경이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너무 문제가 많아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만의 생각을 확고히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 컨설턴트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올바른 이해와 자기가 원하는 직업의 이해를 통해 비합리적인 신념과 생각들을 수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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