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3분기 미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3.5% 성장하면서 2005년 2분기 이래 처음으로 성장세로 전환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3분기 경제성장이 인위적 경기부양책에 의한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일 뿐 아니라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 자동차 판매 빼면 1.9% 성장= 오바마 행정부기 실시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3분기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감세 혜택 등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크게 촉진하면서 경기 회복을 이끈 것.

그러나 부양책 효과가 컸던 자동차 판매와 생산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경제성장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4분기는 물론이고 2010~2011년에도 미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29일(현지시간) 기사에서 3분기 미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4분기 경제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의 존 실비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핵심은 백악관과 연준의 지원 없이 경제성장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하는 점”이라며 “내년에는 GDP가 2.4% 증가, 올해 3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도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2.4%로 둔화되고 내년 1분기에도 2.5% 정도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이 쓸 수 있는 '카드'를 이미 소진한 것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재정적자는 1조4000억 달러에 육박해 더 이상의 경기부양책은 무리일 뿐 아니라 계속되는 양적확대 정책이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경제회복 가로막을 암초는?= 높은 실업률과 소비부진 등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로 지목된다.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예상을 웃돈 53만1000건으로 경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회복속도가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10월 실업률이 9.9%에 육박하고 내년 중반 10.5%에 이른 뒤 완만한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경제상황을 가늠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벤치마크는 GDP 성장 여부가 아니라 고용이 창출되고 있는지, 기업체 고용이 늘어났는지 등이다”며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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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회복도 장담하기 힘들다. 3분기 미국인들은 가처분소득이 3.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축을 2분기 4.9%에서 3.3%로 줄이면서 소비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경기부양책에 의한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저축율이 다시 4~5%선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저축률이 6~8%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경우 빠른 경제회복은 더욱 멀어진다. 이날 AP 통신은 미국인들은 높은 실업률과 신용 경색 등으로 여전히 실물 경제 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3분기 성장반전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내년 이후까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는 있지만 양전완화 정책의 플러그 자체를 뽑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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