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향후 10년간 누적 재정적자가 무려 9조달러(약 1경124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운영은 물론 국가신용 등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재정적자, 10년간 9조달러 = 지난 21일 미국 언론은 백악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9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까지 밝혀온 예상치를 2조 달러 가량 웃돈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관계자는 "심각한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 최근 경제를 감안한 결과, 적자규모가 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바마 정부가 내세운 일련의 개혁을 실시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매년 1조 달러 가까운 재정적자가 누적돼 10년간 재정적자가 9조3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낸 바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09 회계년도(2008년 10월~2009년 9월)에 접어든 후 단 10개월만에 1조2670억 달러 급증,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2008년 연간 적자규모인 4586억 달러보다 2.8배나 증가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으로 세출이 크게 늘어난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급감의 영향이 컸던 것. 이런 가운데 2010년도 이후에도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비가 증가해 1조달러 이상의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정책운영 급제동 = 전문가들은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가 세출 증가를 수반하는 오바마 정부의 개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보수파들에게 한층 더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는 미국민들 사이에 반발이 한층 거세지고 있는 의료보험제도개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지난 4월 69%에서 57%로 12%포인트 낮아졌다. 응답자들은 의료보험제도개혁에 대한 실망감을 이유로 꼽았다.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이 마련한 의료보험개혁 법안은 보험혜택에서 소외된 서민을 위해 의료보험을 대폭 확대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건강보험 개혁에 따른 재원 1조 달러 가운데 절반을 앞으로 10년간 부자들로부터 이른바 '부유세'를 징수해 충당한다는 방침이 문제가 되면서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정부는 의료보험개혁 법안을 8월안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지만 보수파와의 대립이 강해 통과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고 국가신용등급도 강등위기 =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규모 재정적자는 미 국채의 인기를 저하시킬 뿐아니라 최고 수준을 유지해온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선 재정적자는 미국의 재정을 떠받쳐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국채매입 의욕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세계 최대 미국채 보유국인 중국의 지난 6월 미 국채 보유액은 7764억 달러로 전월의 8015억 달러에서 251억 달러 감소했다.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매도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하지밍(哈繼銘)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의 미국채 투자 패턴이 중장기 국채에서 단기 국채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미국의 재정적자와 통화팽창에 따른 약달러 우려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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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5월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과도한 국가 부채를 이유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바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현재 트리플 A(AAA)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이 재정적자를 통제하는데 실패한다면 국가신용등급 하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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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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