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값이 고공상승을 지속하면서 제당업체 뿐 아니라 제빵, 제과, 커피 등 2차 가공업체까지 그 여파가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식품기업이자 제당업체인 CJ제일제당의 시름이 깊어져가고 있다. 설탕값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이열근 부장은 "어려운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고민중에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가격인상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4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1%, 순이익은 겨우 13억원에 그치며 -97.6%를 기록했다. 2분기 성적은 환율 하락 영향으로 1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입었던 손실을 보전하기에는 턱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설탕값이 인상될 경우 밀가루값 또한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경우 빵, 과자, 라면 등 식품 가격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을 운영하는 SPC그룹의 정덕수 부장은 "설탕값이 인상될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는 많은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며 "지난해 가격을 올린 것은 거의 3년 내지 5년 동안의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서 올린 것으로 가격 인상를 자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업계도 국제 원자재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설탕값 문제 뿐만 아니라 전세계 커피 생산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국제거래소의 원두 비축 물량은 최근 3년 동안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로버스터 원두 생산량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서식품 안경호 실장은 "설탕값이 오르면 다른 식품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품산업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지난달 가격인상도 원두가격 때문에 버티다 어쩔 수 없이 했었는데 앞으로 원자재값이 더 오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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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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