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제도 개선, 학교 자율성 확대와 영어회화 강화 등 공교육 강화, 학원시장 규제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사교육 경감 대책이 3일 확정·발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부터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 확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과거와 다를게 없다" "그동안의 종합판이다" "알맹이가 빠졌다"는 등의 반응의 보이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특목고 입시제도 개선안에 대한 실망이 컸다. 교과부가 이날 발표한 개선안은 지난달 21일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에서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었다.
당시에도 외고의 경우 ▲지필고사형 면접 금지 ▲수학·과학의 지나친 가중치 폐지 등이 거론됐지만 전형방식만 바꿨을 뿐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특목고 입시를 위한 사교육의 근본적인 원인인 대학입시에서의 특혜와 지나치게 어려운 영어듣기평가에 대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3일 발표된 확정안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영어회화 교사 배치와 영어교육 중점학교 선정 등이 공교육 강화 방안에 포함됐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이전부터 진행되던 영어교육 정책의 포장만 바꿔 끼워넣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뒤늦게 "영어듣기시험 방법 개선을 위해 학교별로 출제됐던 영어시험을 외국어고 공동출제로 전환하는 여부를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고 입시 대책도 경시대회 수상자,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이 폐지됐지만, 이러한 수상(수료) 실적이 입시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사교육 유인으로 남는다는 분석이다.
일선 학교의 한 교사는 "특목고 입시는 결국 대입을 위한 사전 경쟁"이라며 "대입제도에서 학생평가 방식을 바꾸지 않는한 일선 현장에서는 사교육 감소를 체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대책이 전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날 "사교육은 공교육 강화로 잡겠다"며 발표한 교과부의 발표 내용에는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개별 정책으로 발표된 내용들이 모두 '사교육 대책'으로 재포장됐다.
교원능력평가제, 교과교실제, 학교자율화, 방과후학교 강화 등이 그것인데 이 정책들 역시 아직 세부방안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고 각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은 상태다.
학원시장의 규제방안으로 내놓은 정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원 교습 시간 제한은 시·도교육청 자율에 맡겨졌고 단속 방법은 신고포상제도 이른바 '학파라치'로 확정됐다. '학파라치'와 내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 공개 등은 과거에 이미 시·도교육청별로 실시됐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아 폐지됐던 정책이다.
교원단체들은 "공청회는 왜 했냐"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정부의 사교육 대책은 지난 5월21일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으면서도 공교육의 경쟁력 향상 취지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 적합성 및 체감효과가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엄만용 전교조 대변인도 "교육당국이 발표한 사교육경감 종합대책을 보면 기존에 발표한 학교자율화, 교과교실제, 방과후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 등을 종합선물세트로 묶어 발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특히 교원능력개발과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던 교원능력평가를 경감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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