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을 계속해서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고별사가 아니다. 이정환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이사장은 14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최근의 복잡한 심경을 한마디로 털어놨다. 정부의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논란 때문인지 용안이 다소 상한 모습이었다.

이 이사장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공공기관 지정이 현실화할 경우 노조 측 대응과 별도로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거래소가 공공기관화 되면 주주들의 권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회원 증권사로 주주권리를 보호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분명히했다.

전날 심포지엄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세종 등 국내 3대 로펌과 법률 전문가들이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큰 힘이 됐다는 전언이다.

이 이사장은 "정부측은 거래소의 방만경영에 단속을 가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거의 모든 사업이 정부가 승인을 해줘야 가능할만큼 이미 감시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금융위원회에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해 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금융위에서 이미 기재부에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냈지만 추가로 이에 따른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에 거래소가 공공기관인 나라는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슬로바키아도 정부지분이 75%일뿐 우리 공공기관의 성격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경영이 위축돼 거래시스템 수출, 해외 거래소와의 연계 등 글로벌 거래소의 국제화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코스닥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코스닥시장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녹색성장 기업에 대해 상장심사를 우대하고, 각종 지표를 개발하는 등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코스닥시장에 소속부제를 도입, 프라임그룹, 비전그룹, 일반그룹으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프라임그룹에는 100개 내외의 기업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상반기 도입되는 퇴출 실질심사제도를 통해 부실기업을 과감히 퇴출, 코스닥시장을 클린 시장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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