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이르면 금주 말, 늦어도 설 전 조기 개각을 단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개각의 방향과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권의 집요한 요구와 언론의 잇단 보도에도 불구, 꿈쩍도 않던 이 대통령은 최근 개각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조기개각으로 방향을 튼 것은 방송법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등 주요 핵심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으나 국회가 일단 극단적 파행사태를 벗어나 정상화되면서 개각을 단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갖춰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또 내달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고 느슨해진 국정을 다잡기 위해서는 불협화음을 내 온 여권의 진용을 조속히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현실적 계산도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정치구도상 이명박 정부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올 1년을 제대로 보내려면 여권 새판짜기를 통해 국정장악력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점도 조기개각 결심의 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아침 정례 라디오연설을 통해 국회 폭력사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도 조기개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국회 상황을 봐 가며 개각시점을 미루고 각종 개혁과제의 추진을 보류해 왔으나 앞으로는 국회 일정과 관계없이 정해진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내각에 대한 인적쇄신과 함께 국정원장, 검찰청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빅4' 사정기관장 가운데 일부와 청와대 수석 비서관도 약간 명을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시기는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할때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설 전인 내주 초반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쇄신 폭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개각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 경제팀을 포함한 '중폭', 청와대 참모진 교체는 1-2명 수준의 '소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6, 7월 쇠고기 파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청와대 참모진을 전원 교체한 반면 내각은 주무 장관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전 장관을 포함해 3명을 교체하는데 그친 것을 고려할 때 '내각 중폭, 청와대 소폭' 구상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그간 공개.비공개 석상에서 "6개월밖에 안된 사람을 교체하는 것은 무리 아니냐"는 발언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조기개각의 방향이 정해진 만큼 이 대통령이 교체 대상자 선정과 후임자 인선에 본격 나설 것"이라면서 "개각 시기와 폭은 향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전적으로 이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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