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에 전력망 복잡성 급증
시장감시·그리드코드 통합 감독 필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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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력망 안정성과 시장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력감독원' 신설을 본격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 가속으로 전력 시스템이 급변하는 가운데, 기존 체계로는 전력망 운영과 시장 감시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4일 서울스퀘어에서 전력 거버넌스 포럼을 열어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전력감독원 신설을 포함한 전력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전력감독원은 전력망 운영 주체와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선수와 심판의 분리'를 핵심으로 한다. 현재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전력망 운영과 시장 기능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일부 감시 역할까지 맡고 있는 구조를 개편해, 독립적인 전문 감독기구가 이를 전담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논의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구조 변화에서 출발한다.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 전원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운영의 기술적 난도가 높아졌고, 출력제어 역시 급증하는 등 안정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봄철 경부하 시 경직성 전원 비중은 2021년 62.3%에서 2025년 81.1%로 확대됐으며, 전력 수요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출력제어는 1년 새 3배 이상 증가하고 제어량도 9배 확대되는 등 전력망 운영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력시장 구조 역시 급격히 복잡해졌다. 전력거래소 회원사는 7000개를 넘어섰고, 한국전력과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만 18만건에 달한다. 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VPP) 등 새로운 사업 형태가 등장했지만 이를 포괄적으로 감시할 체계는 미흡한 상황이다.


현재 시장감시 기능은 전력거래소 내 소규모 조직에 머물러 있고, 전력망 운영 조치의 적정성을 독립적으로 평가할 상설기구도 없다. 그리드코드 역시 여러 규정으로 분산돼 있어 일관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전력감독원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는다. 전력망 분야에서는 그리드코드 고도화와 이행 점검, 출력제어 및 비상조치 평가, 설비 고장 조사 등을 수행하고, 전력시장 분야에서는 부당거래 감시와 경쟁구조 분석, 소비자 보호 기능까지 담당하게 된다.


정부는 전력감독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률에 근거를 명문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독립적인 전력감독 체계를 갖추고 있다.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은 수백에서 수천명 규모의 전담기관을 통해 전력망과 시장을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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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전력감독체계 개편을 통해 전력망 안정성과 시장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전기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력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며 "전력감독원 신설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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