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선 동시 개헌투표 추진…5·18 헌법 수록 어디까지 왔나
여야 6당 187명 공동 발의…계엄 통제 강화·지역균형발전 명시
재적 286명 중 191표 필요…국민의힘 이탈표 여부가 최대 변수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만에 헌법 개정 논의가 국회 본회의 표결 국면에 들어섰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내용을 포함한 개헌안이 여야 6개 정당 소속 국회의원 187명 참여로 발의되면서 실제 헌법 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회 판단이 남은 상황이다.
이번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반영하고 대통령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개헌 참여 필요성을 언급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헌법 전문 수록 성사 여부는 다음 달 본회의 표결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발의 서명문과 초당적 헌법개정 추진을 위한 국회 선언문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 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여야 6개 정당 187명 발의…계엄 통제 강화·5·18 헌법 전문 수록 포함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여야 6개 정당 소속 국회의원 187명은 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헌법 전문에 4·19 혁명과 함께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계승하도록 명시하고 대통령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국가 의무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헌법 제명을 '대한민국헌법'으로 한글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헌법 개정안 제안 이유를 보면 이번 개정은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동안 유지된 헌정 체제를 보완하고 변화한 사회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단계적 개헌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위헌·위법한 계엄 시도에 대한 제도적 대응 장치를 헌법에 명확히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4·19혁명에서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역사 속에서 발전해 왔다는 점을 들어 헌법 전문에 민주화운동의 이념을 명시하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적 정통성을 반영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저출생·고령화와 수도권 집중으로 심화하는 지역 간 격차 문제 역시 더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보고 지역균형발전을 국가의 헌법적 의무로 명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헌법 제명을 ‘대한민국헌법’으로 한글화하고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명시하는 내용, 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 의무화 및 48시간 내 미승인 시 효력 상실 조항 등을 담은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문서 일부. 송보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계엄 통제 강화 포함…국회 설문서 개헌 찬성 68.3%
개정안에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지체 없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국회가 승인하지 않거나 48시간 내 승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엄 효력이 상실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면 즉시 효력이 종료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개정안 제안 이유에는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국회가 18세 이상 국민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3%가 개헌에 찬성했고 헌법 전문에 민주화운동을 명시하는 방안에는 59.8%가 찬성했다. 또 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 강화에는 77.5%,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국가 책임으로 명시하는 방안에는 83.0%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 가능한 의제를 중심으로 한 단계적 개헌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69.5%가 지지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내부 입장 엇갈려…자유투표 요구 확산
개헌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당 지도부가 구차한 이유로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107명 의원의 '절윤 결의문'을 무효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는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명시, 지역균형발전 명문화 등이 그동안 당이 국민에게 약속해온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예비후보도 본지 질의에 "오래전부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해 왔다"며 "국회 표결은 당론이 아니라 의원 각자의 양심과 역사 인식에 따른 자율적 판단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5·18은 특정 지역의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피로써 지켜낸 역사"라며 "헌법 전문에 민주주의 회복 과정과 국민의 희생을 담는 것은 국가의 출발과 가치를 분명히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정쟁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충분한 토론과 사회적 공감 속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표결은 자유롭게, 판단은 양심에 따라, 결론은 국민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위한 전 단계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행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해당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번 개헌안에도 대통령 임기 관련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회 본회의 표결이 최대 분수령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2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개헌안 본회의 처리와 관련해 "표결이 안 되면 또 할 수 있고 또 할 수 있다"며 "데드라인인 10일 전까지 재표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헌법에 따르면 개헌안은 일반 법안과 달리 부결 이후에도 같은 회기 내 재표결이 가능하다. 다만 6월 3일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늦어도 5월 10일까지는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로 9명의 의원이 사퇴해 재적 의원 수는 286명이며 개헌안 의결에는 191표가 필요하다. 범여권 의석이 180석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1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편의점·술집·모텔 어디든 다 뚫는다"…수십만원...
우 의장은 "이번에 실패하면 또 언제 될지 모른다"며 개헌안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