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치 커…새 인수자 모색
MBK파트너스가 2조5000억원 규모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소각하고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기반으로 새 인수자를 찾기로 했다.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최대한 홈플러스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13일 MBK는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MBK는 "홈플러스의 보유 부동산 가치가 높지만 최근 영업실적이 우수하지 못해 청산가치가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가치보다 높게 나왔다"며 "청산을 피할 수 있는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조사위원으로 지정된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3조7000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 2조5000억원보다 높다는 보고서를 전날 제출했다.
인가 전 M&A는 구주를 매각하는 통상 M&A와 달리 신주를 발행해 새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다. 인수자금 형태로 유입된 신규 자금으로 채권단의 채권 회수를 진행하고, 새 인수인 아래서 영업을 계속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한통운,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팬택법원 등이 이 같은 인가 전 M&A를 진행한 바 있다.
법원이 M&A 신청을 승인하면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시기는 M&A 완료 뒤로 미뤄진다. 다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평가돼야 회생계획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법정관리인인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각자 대표는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다는 취지의 관리인 의견서를 별도로 법원에 제출했다.
MBK 측은 "인가 전 M&A를 진행하면 보유한 2.5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는 무상소각된다"며 "MBK 파트너스는 경영권을 비롯해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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