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람이 쓸 수 있는 수영장 아냐"
尹 측 "조경용 목적인 수경 시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머물던 서울 한남동 관저의 물 사용량 급증과 관련해 '개 수영장'이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수영장은) 개가 쓴 걸로 보였다"며 "사람이 쓸 수 있는 수영장은 일단 아니었다. 경호원들이 있는 지역이고, 크기도 사람이 쓰기에는 작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개 수영장이 맞는 것 같다"며 "깊이 자체가 사람 무릎 정도밖에 안 와서 사람이 사용하는 건 아니고 조경용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저는 개 수영장이 아닌 개 목욕시설 같다"며 "(횡령으로) 추징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전 최고위원은 "공용 목적이 없다면 국고 횡령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수영장의) 가장 깊은 곳은 50∼100㎝ 정도로 보였다. 길이는 5∼6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강아지 수영장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예산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한 관저 입주 이후 윤석열 부부가 개인적인 용도의 시설을 혈세를 들여 추가 설치한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관저 개 수영장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 시설은 외빈 방문 때 야외 행사 시 조경용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수경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설은 2023년 가을 아랍에미리트(UAE)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그해 여름에 설치한 것"이라며 "다만, 가자 사태로 UAE 대통령은 2024년 5월 방한했고, 당시 관저 친교 행사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경 시설 옆으로 대리석이 넓게 깔려있는데 외빈 방문 때 식사나 차담을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시설에 온수 공급 설비를 마련하고 개 수영장으로 사용하느라 수돗물을 과다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 관계자는 "해당 시설에 온수 공급 설비는 설치되지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관저의 일평균 수돗물 사용량은 25∼32t으로 전임 정부 청와대 관저의 일평균 수돗물 사용량인 40∼50t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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