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지검장·조상원 4차장 사의
수사·기소 분리, 검사 줄사직 예상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뒤 탄핵소추됐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가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던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도 사표를 내는 등 대선을 앞두고 탄핵 후 복귀한 검사들의 사의 표명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지검장과 조 4차장검사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기각해 업무에 복귀한 지 약 두 달 만에 사표를 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탄핵소추 이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어 현재 건강이 안 좋지만, 복귀해서 중앙지검 주요 현안을 챙긴 뒤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조 차장검사는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탄핵 재판에서 재판관 8대 0 의견으로 무고함이 밝혀졌다"면서 "직무 정지 동안 못한 수사업무를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고 이제는 안착이 됐다고 생각해 사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해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 등을 탄핵소추했지만, 헌재는 3월 13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대검찰청 대변인을 맡는 등 윤 전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깊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일 때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했고, 전주지검장이 된 뒤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취업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조 차장도 2016년 윤 전 대통령이 수사팀장을 맡았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팀에 파견돼 일한 경험이 있다. 성남지청 차장검사일 때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수사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만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 측은 검찰 권한을 대폭 축소해 기소만 담당하도록 할 것이라는 공약을 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특검이 시작된다면 당장 100여명 검사가 파견돼야 하는데 이 중에서도 사직 검사가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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