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서버에 들어가는 새로운 메모리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품질을 인정받았다. 기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SK하이닉스는 'CXL 2.0'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된 D램 모듈 'CMM-DDR5 96GB' 제품이 고객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CXL은 컴퓨터 안에서 중앙처리장치, 그래픽카드, 메모리 같은 부품들이 서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되게 해주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보내고 받는 속도가 빠르고, 여러 메모리를 함께 묶어서 쓸 수도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제품은 기존 메모리보다 용량은 50% 크고, 속도도 30% 더 빨라졌다. 덕분에 초당 36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렇게 성능이 좋아지면, 서버를 더 많이 설치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어 전체 운영비용이 줄어든다. 여기서 말하는 운영비용은 제품을 구입하고 설치한 뒤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 등에 드는 모든 비용을 포함한다.
회사는 이번에 인증받은 96GB 제품 외에도, 용량이 더 큰 128GB 제품도 고객들과 함께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최신 기술로 만든 32GB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한다. 전기를 아끼면서도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효율이 좋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 제품도 빠르게 인증을 마치고, 고객이 필요할 때 바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제품에 맞춰 쓸 수 있는 전용 프로그램도 SK하이닉스가 직접 만들었다. HMSDK라는 프로그램으로 서버 안에서 데이터를 어떤 메모리에 둘지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자주 쓰는 데이터는 빠른 메모리에, 덜 쓰는 데이터는 다른 메모리에 두는 방식이다. 덕분에 전체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 프로그램은 작년 9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운영체제인 리눅스에도 공식 적용됐다.
이 모든 기술은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최적화된 혁신'이라는 방향과 연결돼 있다. 인공지능이 널리 쓰이는 시대에 맞춰, 성능은 높이고 비용은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번 메모리뿐 아니라, 데이터를 직접 처리하는 메모리 같은 다양한 기술도 여기에 포함된다.
SK하이닉스 강욱성 부사장은 "기존 서버 시스템은 확장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성능과 유연성을 갖춘 메모리 제품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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