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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AI 방패' 들어올릴까…예산 쏟아붓고 인재육성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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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방패, 심장부를 가다⑦]
반도체 쏠림 심화에 우려 목소리
라이칭더 정부,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육성
소버린 AI 도입 의지…'타이드' 훈련 속도

편집자주반도체 시장에서 조용히 몸집을 키운 대만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실리콘 방패’ 전열을 새로 짜고 있다. 최근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9000억원)의 깜짝 투자를 발표하면서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에 대응하는 동시에, 대만 내 생산기지에도 공을 들이며 대중 견제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특히 반도체 초미세 공정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때 생존을 위해 무명(無名) 산업에만 매달렸으나, 이제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1위의 자리를 적극적으로 지키고 나선 TSMC. 아시아경제는 대만 현지 취재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응하는 TSMC의 전략과 위기 요인, 한국에 올 기회를 총 4회에 걸쳐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1> 神이 된 TSMC…‘2나노’ 성지 가보니
<2> TSMC 발목 잡는 ‘6결’과 기술 안보
<3> 無名 대만이 열린다
<4> 한-대만, 견제와 협력 사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건국기념일(쌍십절)인 지난해 10월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 참석해 군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건국기념일(쌍십절)인 지난해 10월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 참석해 군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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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실리콘 방패'에 이어 '인공지능(AI) 방패'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에 집중하던 대만이 AI 분야의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쏠림현상이 안정적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AI를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만의 라이칭더 정부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5대 신뢰사업'으로 반도체, AI, 통신, 보안, 방산을 꼽았다. 여기에 올해에만 총 222억 대만달러(약 974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는데, 절반 이상인 122억원을 반도체에 집중 편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AI 분야에도 전체 예산의 3분의1인 74억대만달러를 편성했다는 점이다. 그 외 분야는 통신 14억대만달러, 보안 6억대만달러 수준이다. 사실상 반도체와 함께 AI를 집중육성하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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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AI 대안 될수도"

대만이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의 빠른 성장 덕에 경제 규모를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에선 지나친 쏠림 현상이 추후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생산 규모는 올해 6조대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달하는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 중에서도 시가총액의 절반(48.5%)이 반도체 업종이다. 대만증권거래소가 발행한 가권지수(TAIEX) 기준 TSMC의 시총 비중은 전체의 39.2%(1월22일)를 차지하고, 폭스콘과 미디어텍이 각각 3.3%, 3.1% 정도다.


AI 반도체 생산 기업인 TSMC, 폭스콘, 미디어텍 등의 후광이 기대되는 만큼, 대만은 산업의 무게중심을 AI로 일부 이동하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오는 2028년까지 4년간 20만명의 AI 인재를 양성한다는 '국가인재경쟁력 도약방안' 5개년(2024~2027년) 계획을 2024년 수립했고, 이에 앞서서는 매년 AI 연구인재 600명 양성, AI 응용인재 8000명 양성, AI·정보통신 분야 석사과정 이상의 추가입학정원 500명까지 확대 등을 포함한 '대만AI행동계획 2.0' 5개년 계획(2023~2026년)을 발표했었다. 2021년 마무리된 '대만 AI행동계획 1.0' 계획을 통해서는 과학기술위원회 주도로 대만대, 성공대, 청화대, 양명교통대에 'AI연구센터'를 설치해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삼는 성과를 거뒀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분야로의 자원 편향 탓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AI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화학, 방직, 기계 등 기존의 전통산업에 AI를 접목시켜 고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N+1'이 그것이다.

류멍쥔 대만 중화경제연구원 제1경제연구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대만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대만의 전통 산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공과대 졸업생 중 1등은 TSMC로, 2등은 UMC로 가는 식으로 특정 분야가 인재를 빨아들이면 나머지 산업은 인재난이 심화하는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다원화된 발전이 핵심 열쇠이며, 이를 위해 대만 정부는 모든 산업을 균형발전시키자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모든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N+1'을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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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개발 주목…타이드, 신뢰가 핵심

민간 스타트업의 움직임이 활발한 AI 시장을 고려할 때, 대만의 관련 생태계는 매년 개선되고 있다. 스타트업 블링크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보고서(2024년)에 따르면 대만은 생태계 점수에서 세계 22위를 기록, 전년(24위) 대비 2계단 올랐다. 2020년 30위, 2021년 26위, 2022년 25위에 이어 매년 꾸준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021년 19위였던 한국은 2022년 21위까지 밀렸다가 지난해에 20위에 머물렀다.


대만의 대표적인 AI 유니콘으로는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을 운영하는 애피어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8년간 5개의 AI 관련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등 거침없는 외연 확장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다. 지난달에는 프랑스의 애드크리에이티브 에이아이를, 2023년에는 미국의 우프라를 인수했다. 인도의 큐그래프(2018년), 일본의 이모션인텔리전스(2019년), 대만의 봇모니(2021년)도 인수했다.


대만은 자체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AI 대화 엔진이자 언어모델 '타이드(TAIDE)'를 개발, 훈련하고 있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에서는 최근 타이드 개발에 740만대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타이드의 핵심은 '신뢰'다. 류 소장은 "타이드의 'T'는 '대만(Taiwan)'이 아닌 '신뢰(Trustworthy, 신뢰할 수 있는)'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역시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 중요성이 강조되는 자립적 AI, 이른바 소버린(주권) AI의 관점에서 관련 기술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TSMC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대만 공업기술연구원(ITRI)도 AI 관련 지원에 나서며 움직이고 있다. ITRI는 최근 정부로부터 '산업 혁신 인재 지원 추진계획'을 위탁받아 제조업 직원들이 AI 기술을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별도로 제작하고, 지난 6일부터 종사자들이 무료로 학습하도록 하고있다.





타이베이(대만)=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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