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통령 권한, 세계 어떤 자유민주주의 국가보다 강력"[개헌, 미래를 잇다]
④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인터뷰
헌정 위기 초래 막기 위해
다른 제도적 기관 권한 강화해야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사진)는 28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헌법은 '재난' 상황에서만 비상 통치를 허용하고 있다. 야당과의 정치적 갈등이나 국가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대치 상황은 대통령의 '셀프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독일 출신인 도스탈 교수는 2009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9년생으로 1998년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 석사, 2005년 옥스퍼드대학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스탈 교수는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축소하고 이와 함께 대통령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다른 제도적 기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도한 권한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개인이 비정상적으로 기능할 경우 헌정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의 정치 제반이 리더 중심이 아니라 기관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동거정부'를 예로 들며 "가장 중요한 점은, 대통령과 국회가 서로 다른 정당에 의해 장악됐을 때 정치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칙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도스탈 교수는 헌법을 '민주화 전환기 과정에서 타협으로 인해 남겨진 잔재'로 정의했다. 한국은 1987년 개헌으로 국민 직선제를 도입했으나 대통령의 각종 권한이 강화되면서 정치의 중앙 집권화를 고착했다.
도스탈 교수는 그간 개헌이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에 대해 두 주요 정당이 협력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와 같은 정치 체제와 구도로는 개혁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필요한 헌법 개정이 반복적으로 좌절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정당 시스템이 미성숙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정당들은 안정적인 조직이나 일관된 이념을 가진 단체라기보다는 느슨한 네트워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정당 시스템은 압도적인 소선거구제와 승자독식 원칙으로 굳어져 있고 이런 구조는 정당의 조직적·이념적 공허함을 조장한다"고 했다.
앞서 도스탈 교수는 '한국: 제왕적 대통령의 지속적인 함정(South Korea: The Lasting Pitfalls of the 'Imperial Presidency'·2023)'이라는 논문에서도 같은 지적을 한 바 있다. 해당 논문에서 도스탈 교수는 2017년 개헌의 움직임이 대두됐으나 결국 실패했는데, 이는 승자독식 원칙하에서 양당 간 시스템 지배가 영속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요 두 정당이 정치 시스템을 상대 진영과의 '영구적인 전쟁'을 수행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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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탈 교수는 개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인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개헌의 궁극적 목표는 권한의 분산과 정당을 포함한 기관들의 내부 역량 강화, 정치인의 건설적 행동에 대한 인센티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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