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보고서 발간
"보험사가 건강식단 유도해 포인트·보험료 할인 등 제공"
보험사들이 쿠팡·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플랫폼을 이용해 건강을 개선한 고객에게 포인트나 보험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해보자는 제언이 나왔다. 고객이 건강한 식단을 선택하도록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리스크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연구원은 9일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의 확산과 보험사의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선식품 플랫폼은 소비자가 건강한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손쉽게 구입하고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들이 운영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식재료를 주문한 다음 날 아침까지 배송한다. 코로나19 이후 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이 크게 확장됐다.
보험연구원은 신선식품 플랫폼이 신체 활동 증가, 체질량지수(BMI)와 고혈압 감소, 정신건강 개선 등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기여한 최근 연구를 소개했다. 신선식품 플랫폼 이용 지역에서는 타지역에 비해 플랫폼 운영 전후로 걷는 시간이 평균 6.66%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가 단순히 신선식품 구매·섭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행동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신선식품 플랫폼이 운영되는 지역에서 평균 BMI는 0.22% 감소했다. 이는 평균 체형을 가진 성인의 경우 약 1.1~1.8kg의 체중 감량에 해당한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성인이 약 1kg의 체중을 감량하면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다양한 성인병을 예방하고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크게 줄어든다.
고혈압 유병률은 3.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건강관리 수준의 향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우울증 발생률은 초기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7년 이후엔 유의미하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신선식품 플랫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 관련 행동 양상은 여성에게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별에 따른 식단 선호와 건강 행동, 생활 방식 등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재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선식품 플랫폼은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건강한 식단 선택을 촉진한다"면서 "전반전인 웰빙과 예방적 건강관리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가 신선식품 플랫폼과 연계해 건강 식단 구매 내역을 바탕으로 건강지표 개선 정도에 따라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보험계약자가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을 통해 구입한 건강한 식료품 구매내역을 보험사에 제출하면 해당 플랫폼에서 추가적인 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험사는 일정 기간 건강 식단을 유지하는 가입자에게 보험료 할인 등 추가 보상을 제공해 지속적인 건강관리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도 있다. 식습관뿐 아니라 BMI나 혈압수치 감소와 같은 건강지표 개선 여부에 따라 보상을 차등적으로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식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리스크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신선식품 플랫폼이 축적한 건강 데이터와 식단 내역을 바탕으로 리스크 평가와 고위험군 맞춤 관리를 통해 건강보험 가입자의 질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효과적인 건강보험상품 설계와 가입자 맞춤형 보험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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