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경고 무시하고 오토바이 몰다 사고
인도에서 77세 독일인 관광객이 코끼리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는 이 관광객이 전날 오후 6시쯤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아나말라이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야생 코끼리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관광객은 빌린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중 코끼리와 마주쳤다. 코끼리가 관광객을 오토바이에서 밀치자 다른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코끼리의 공격을 중단시키려 했다.
하지만 코끼리는 재차 엄니(상아)로 관광객을 공중에 들어 올려 내동댕이쳤다. 관광객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 만에 결국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이 관광객이 차량을 멈추고 코끼리가 도로를 벗어나길 기다리던 다른 운전자들과는 달리 코끼리를 향해 계속 오토바이를 몰았다고 보도했다.
인도에 사는 야생 코끼리는 약 3만명으로 인간과 충돌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달에는 인도 남부 케랄렐라주의 종교축제장에서 코끼리가 난동을 부려 20명 이상이 다쳤으며, 2명이 중태에 빠졌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나흘간 이어진 연례 종교 축제 마지막 날 오전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코끼리가 한 남성의 다리를 코로 잡고 거칠게 흔들다가 군중 속으로 내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놀란 군중이 한꺼번에 달아나는 바람에 넘어지고 깔리는 사고로 이어졌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인도 비하르주 사란 지역의 한 시장에서 열린 축제에서 코끼리가 관광객이 탄 차를 공격해 1명이 다치기도 했다. 당시 사고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면 등에 사람을 태우고 행진하던 코끼리 한 마리가 돌연 차량을 향해 돌진해 엄니로 해당 차량을 내팽개쳤다. 이어 가이드로 추정되는 인물이 황급히 달려와 코끼리를 제압하려 했으나, 코끼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가 옆에 있던 버스까지 들이받았다. 현지 당국은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 데다 시끄러운 음악까지 들리는 상황이 코끼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 같다"고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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