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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사과는 없다" 저커버그는 왜 8년 새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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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 팩트체킹 폐지" 발표
트럼프 첫 당선 있던 2016년 사과한 그가
태도 달라져…트럼프 기조에 부응

"우리는 가짜정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큰 진전을 보였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느낍니다."


2016년 11월 28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본인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제치고 깜짝 승리를 거둔 시점이었다. 당시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판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비판을 받고 있었다. 저커버그 CEO는 이 사태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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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입장은 8년 만에 정반대로 돌아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후였지만, 이달 7일 저커버그 CEO는 미국 내 자사 플랫폼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의 팩트체킹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가 실수를 줄이고, 우리의 정책을 단순화해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며 "미국에서 펙트체커(팩트체크 담당자 또는 기능)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 CEO가 과거에 보였던 '내 탓이다(mea culpa·라틴어로 사과나 반성의 의미가 담긴 말)'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더 이상 사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치적 변화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저커버그 CEO는 대표적인 자유주의자로 평가받아온 인물이다. 2004년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페이스북을 창업한 그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왔다. 그런 그는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등으로 도배되고, 증오 등 폭력 콘텐츠가 난무하자 이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2016년 이후 셰릴 샌드버그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의 도움을 받아 무분별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 조치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미 의회에 출석해 당황한 표정으로 답변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저커버그는 왜 변화하기 시작했나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저커버그 CEO가 2016년 이후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리자 측근들에 콘텐츠 검열을 약하게 하는 방식, 즉 표현의 자유를 좀 더 살린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꾸준히 해왔다고 전했다. 그동안 여러 조치를 도입한 것이 오히려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에 학자나 연구원 등 외부 팩트체커가 계속해서 검열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며 내부적으로 페이스북에서 콘텐츠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조직을 축소하고, 콘텐츠 모니터링도 강도를 제한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저커버그 CEO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 4년간의 트럼프 1기 행정부 기간과 지난해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등이 맞물려 더욱 부각됐다. SNS에 가짜뉴스가 판치는 상황에서 관련 논란에 종종 휩싸였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지지자들의 특성이 그의 SNS 정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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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가짜뉴스를 없애기 위해 각종 조치를 취해왔던 저커버그 CEO는 콘텐츠 검열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서서히 커졌음을 공식 석상에서도 드러냈다. 2019년 조지타운대의 한 연설에서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내려고 페이스북을 설립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1·6 미국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에도 그는 투자자들에게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콘텐츠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인식변화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으며 더욱 강화됐다. 그는 2021년 페이스북의 사명을 메타플랫폼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면서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었다. 하지만 광고 사업이 큰 타격을 입고 사용자도 이탈해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서 벗어나는 등 주가 폭락까지 겪으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사과 할 당시 검은 정장에 넥타이 차림을 했던 저커버그 CEO는 이제 익스트림 스포츠에 참가하는 등 격식 없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달러)를 기부하고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공화당 인사인 조엘 카플란을 메타의 글로벌 정책담당자로 승진시켰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나 화이트 이종격투기(UFC) 최고경영자(CEO)를 메타의 이사로 임명했다.


결국 지난 7일 발표에서도 저커버그 CEO는 그동안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의 사실관계를 점검해온 팩트체커들에 대해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됐고, 우리에 대한 신뢰를 창출하기보다는 망가뜨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SNS가 주로 우파의 주장에 과도한 검열의 칼날을 들이댄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진영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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