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타이머 계속된다'…野, 이르면 11일 尹탄핵안 재추진

국민의힘 이탈표 늘어날 가능성 기대
민주당 "할 수 있는 것들 다 검토할 것"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으로 최종 무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즉각 탄핵안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전국적으로 정부·여당을 향한 규탄 목소리를 확인한 만큼 여당을 향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긴급 입장을 통해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까지는 이 나라를 반드시 정상으로 되돌려 크리스마스 연말 선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탄핵안 재발의 시기를 이르면 오는 11일로 보고 있다. 이달 10일 정기국회가 종료되면 다음 날 즉각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안을 재추진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일주일마다 재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이 탄핵안 재추진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여당의 이탈표가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부결 당론'을 확정했다. 하지만 표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특검법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국민의힘에서 6명의 이탈표가 발생했다. 특검법 가결까지 2표가 부족한 것인데, 이번 이탈표 규모는 직전 10월 재표결 때보다 2표 더 늘어났다.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인 200석이다.

윤석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여당의 균열도 감지된다.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탄핵안 투표에 참석했고, 조경태 의원은 앞서 탄핵에 찬성 입장을 취했다가 번복하는 등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윤 대통령이 즉각 직무 정지돼야 한다'고 사실상 탄핵 찬성 입장을 취하다가 막판 선회하는 등 고민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후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커지는 시민들의 분노 역시 탄핵 정국 주요 변수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에 앞서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비공식 추산 10만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에도 촛불집회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참여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권 교체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민주당은 우선 지속적으로 비상사태를 유지하고 본회의장 사수를 위한 농성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공세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한동훈 특검법' 검토 가능성도 내비쳤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동훈 특검법을) 내부적으로 오래전부터 논의했고, 검토하는 정도"라며 "한동훈 특검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고발도 있어,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후 탄핵 촉구 및 국민의힘 규탄 대회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