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밤 대표단을 이끌고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14일 모하마드 에슬라미 청장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상황을 개선하고 우리를 갈등과 전쟁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줄 구체적이고 확실하고 가시적인 결과를 얻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을 향해 "이란 핵시설이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에슬라미 청장은 IAEA에 이란을 압박하는 결의를 채택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압박에 영향받지 않고 국익에 따라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것을 그들은 반복해 경험했다"며 "참여의 길을 선택한다면 이란은 협력할 뜻이 있지만 다른 길을 선택한다면 필요한 결정을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면담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그로시 총장과 중요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헌신적 가입국으로서 IAEA에 완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차는 협력과 대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으며 우리는 용기와 선의로 계속 나아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공은 유럽연합(EU)과 E3(영국·프랑스·독일)에 있다"며 "우리는 국익과 양도할 수 없는 권리에 따라 협상할 의향이 있지만, 압력과 협박 속에서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 이란 핵위기가 고조할 수 있는 만큼 이란 측에 우려 섞인 경고를 전달하고 외교적 타협점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제시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 중 하나는 유명무실해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 재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하게 되면서 핵합의 부활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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