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배민클럽' 유료화
쿠팡이츠와 진검 승부 결판
‘무료배달’ 구독제로 맞붙었던 배달앱 시장 1, 2위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승부가 이달 갈린다. 배민이 지금까지 무료 체험 방식으로 운영하던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의 유료화가 변곡점이다. 쿠팡이츠의 와우 회원 대상 무료배달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이 서비스를 내놓은 배민은 무료체험 기간 4개월 동안 사용자가 100만 명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유료화 시행 이후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사의 무료배달이 사용자 증가 효과 이면에 외식업주의 반발을 사고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10일 배민은 배민클럽 유료화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배민클럽은 무료배달을 비롯해 장보기 서비스인 B마트 할인, 브랜드 할인 쿠폰, 영화 관람, 주유권 할인 등으로 구성된 구독 상품으로 이용료는 월 3990원이다. 배민은 이를 1990원으로 할인하고 일정 기간 무료로 쓸 수 있는 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사전 구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음식 배달 주문에 허들이 됐던 배달비를 없앤 전략은 시장에서 효과를 보였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사용자 수(MAU)는 각각 2281만 명, 810만 명, 550만 명을 기록했다. 쿠팡이츠를 보면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놓은 지난 3월과 비교하면 185만 명이 늘었다. 배민 역시 올해 들어 4월까지는 감소세를 보이다가 쿠팡이츠의 무료배달에 대응해 구독제를 내놓은 5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때에 비해 지난달 배민의 사용자는 10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나란히 무료배달 구독제 전략의 효과를 누린 양사 승부의 윤곽은 배민클럽의 유료화 시점인 11일 이후 드러나게 된다. 배민의 장점은 배민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는 식당뿐만 아니라 가게에서 별도의 배달원을 통해 배달하는 경우에도 무료배달이 가능한 것이다. 배민에는 32만여 곳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어 가장 많은 무료배달 식당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별도의 가입 절차를 거쳐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한다는 점은 이미 구독자를 확보한 쿠팡이츠에 비해 불리하다. 업계에서는 요기요가 구독제 서비스인 '요기패스'를 내놓고 2개월 만에 구독자 50만 명을 확보했다는 점과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하면 배민이 무난하게 2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쿠팡이츠의 가파른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 여부다. 배민 관계자는 "무료배달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사전가입 시 혜택으로 무료 이용권과 쿠폰 등도 지급하고 있어서 반응이 좋다"며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3위인 요기요의 약진 가능성은 변수다. 요기요는 그동안 네이버, 신한카드, 토스 등과 제휴를 맺고 각사 회원들에게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독자를 확대해 왔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 1주일 만에 신규 구독자 수가 15만 명 늘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고 요기요는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무료배달 경쟁에 입점 업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달앱이 무료배달 경쟁을 하며 관련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생태계는 소비자와 외식업주, 라이더 등의 이해가 맞물려 돌아간다"며 "경쟁도 필요하겠지만 동시에 생태계 구성 주체들과 상생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집은 안 사도 외제차는 끌어야" 30대 변심…6070...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