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손에 든 이것에 흠칫…줄행랑 친 러시아 곰

러시아 할머니, 돌 들고 곰 쫓아
"개 쫓듯 곰 쫓았다" 인터뷰 화제

산책하다 만난 곰을 돌 하나로 쫓아낸 러시아 할머니의 영상이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돌을 손에 쥐고 곰을 쫓고 있는 러시아 할머니. [사진=X 갈무리]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지난 22일 러시아 오로투칸에 사는 올가 프로코펜코(70)가 숲 산책을 하다가 곰과 마주쳤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 오전 "마을 학교 근처에서 곰이 나타났다"는 목격담이 나왔지만, 나이가 많았던 올가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여느 때처럼 산책에 나섰다고 한다.

영상을 보면,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거닐던 올가는 갑자기 튀어나온 곰에 당황한다. 곰은 올가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큰 성체였으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앞발을 들어 위협했다. 당장이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가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공과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고 땅에서 돌 하나를 집어 든 뒤 곰 쪽으로 돌을 쥔 손을 빠르게 휘둘렀다. 올가의 행동에 곰은 당황한 듯 멈칫대더니 겁을 먹고 그대로 숲으로 되돌아갔다.

돌을 손에 쥐고 곰을 쫓고 있는 러시아 할머니. [사진=X 갈무리]

해당 영상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같은 결과에 올가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그렇게 용감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곰과 마주친 상황에 대해서는 "도망가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곰이 나를 쫓아올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나는 돌을 주워서 개를 쫓아내는 것처럼 곰을 쫓아내려 했고, 다행히 효과가 있었다. 곰이 도망갈 때는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곰은 대형 포식자들 중 사자나 호랑이와 다르게 개체 수가 많고, 인구가 많이 밀집된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사람을 위협하는 곰 개체는 주로 말레이곰(20~80㎏)이나 아시아흑곰(40~140㎏)이며, 한국에서는 곰 복원사업의 영향과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아시아 흑곰이 가장 많다. 특히 지리산 국립공원 등지에서 자주 목격된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