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기름 훔치려고…모텔 통째로 빌려 땅굴 판 일당
50일 동안 삽·곡괭이로 10m 땅굴 파
기름 훔치기 직전 체포…징역형 선고
모텔을 통째로 빌린 뒤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8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대한송유관공사 전 직원 A 씨(65)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58) 등 자금책과 작업자 3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2년 6개월·3년이 선고됐다. 가담 정도가 낮은 나머지 공범 4명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1월10일께 충북 청주의 한 숙박시설을 통째로 빌린 뒤 지하실 벽면을 뚫고 삽과 곡괭이 등으로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숙박시설 주인에게 "모텔 사업을 하겠다"며 속인 뒤 월세 45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석유 관련 일을 하다 알게 된 지인들을 대상으로 ℓ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며 공범을 모았다. 그렇게 모인
이들은 자금책, 석유 절취 시설 설치 기술자, 굴착 작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먼저 범행 장소를 물색했다. 그다음 송유관 매설지점을 탐측하고 땅굴 설계 도면을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특히 동종 전과가 여러 차례 있는 A씨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며 알게 된 지식을 토대로 출소 한 달 만에 또다시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에 있는 주유소를 빌린 뒤 한 차례 굴착을 시도했으나 땅굴에 물이 많이 차 포기했으며, 이어 청주 숙박시설을 2차 범행 거점으로 삼았다. A씨 등은 50여일 동안 이곳에서 숙식하며 10m에 이르는 땅굴을 파 송유관 30㎝ 앞 지점까지 도달했지만, 기름을 훔치기 직전 경찰에 체포되면서 범행은 결국 미수에 그쳤다. 이들이 접근한 송유관 위치는 하루 평균 6만6000대의 차량이 오가는 4차로 국도 옆 지하로, 지반 침하로 붕괴할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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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사회적 해악이 크고 다수의 공범이 역할을 분담해 계획·조직적으로 이뤄진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나,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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