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강원개발, 알펜시아리조트 인수금융 2280억 재조달

리조트 부지와 건물 등 담보로 기존 차입금 연장
알펜시아 M&A 때 1조 이상 담보 설정
메리츠증권, KH그룹 계열사 담보대출 회수 착착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KH그룹 계열의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리조트 인수 당시 빌린 인수금융 2280억원을 재조달(리파이낸싱)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자금을 빌려준 메리츠증권은 KH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KH그룹 여러 계열사에 빌려준 자금 회수를 진행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H강원개발은 최근 메리츠증권을 주관사로 2년 만기 자산담보부대출 2280억원을 마련했다. 선순위 일시대출 2000억원과 후순위 한도대출 280억원으로 나눠 투자자를 모집했다. 대출의 담보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부지와 건물 등이다. 조달한 자금은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리조트 인수 때 빌린 담보대출 차입금 원리금 상환에 사용한다.

메리츠증권은 KH그룹의 알펜시아리조트 인수 때 KH강원개발과 KH E&T에 총 235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집행했다. 인수금융 대출 과정에서 KH그룹 소속 상장사인 KH필룩스(350억원), IHQ (350억원), KH E&T(150억원) 등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도 담보를 설정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의 최고급 아파트와 노원구에 있는 아파트형 공장, 경기도 여러 곳에 산재한 토지와 건물 등 그룹이 보유 중인 부동산도 담보로 잡았다. 담보 규모는 공정가로 1조원을 넘었다.

메리츠증권은 KH그룹 5개 계열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는 등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4월 KH그룹에 EOD를 선언하고 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을 인수한 부동산신탁 수익증권과 KH강원개발 주식 등을 회수했다. 또 계열사 CB에 대한 조기상환요구권(풋옵션)을 행사해 105억원가량을 회수했다. 이 밖에 알펜시아리조트 내 일부 부지를 900억원에 우성리조트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여러 곳에 빌려준 대출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담보권을 행사해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알펜시아리조트가 다시 M&A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수금융을 2년 연장하면서 대출 만기 이내에 적절한 매각 타이밍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