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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재택근무가 美 상업용 부동산 위기 불렀다?[오피스시프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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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공실률 사상 최고…샌프란시스코 25% 육박
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 공사-임대 계약 중단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찐비트 속 코너인 '오피스시프트(Office Shift)'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사무실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동안 우리가 함께해온 실험을 통해 업무 형태의 답을 모색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매주 토·일요일 오전 여러분 곁으로 찾아갑니다. 40회 연재 후에는 책으로도 읽어보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사진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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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은행 위기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하진 않을 지 시장에서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0%가 소규모 은행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분석을 통해 2025년까지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만기가 돌아온다면서 "어떤 금융사가 대출 차환이나 만기 연장을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대출 담보 자산인 사무실 건물과 호텔, 상가의 부동산 가치가 폭락한 상황에서 금리가 급등해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글에서 재택근무로 인해 사무실 부동산 자산이 이미 '장기적 역풍(secular headwinds)'에 직면했으며, 현재 20년 내 최고 수준의 공실률로 완전히 무너진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미 포천은 전했다. 지금 미국 월가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 혼란의 발단이 재택근무 확산에 있다는 의미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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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가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게 된 것일까.

◆ '미인대회'까지 열렸는데…아마존, 제2 본사 공사 중단 선언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의 사례를 보자. 2017년 아마존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제2 본사를 짓기로 했다. 건설 부지를 놓고 미국 주요 도시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수만 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이 도시 중앙에 들어온다면 주변 상권이 살아나면서 지역 경제가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세금 인센티브 등 각종 혜택을 주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외신들은 아마존을 심사위원으로 한 '미인대회(beauty pageant)'가 열렸다고 묘사했다. 14개월간의 경쟁 끝에 결국 버지니아가 승리했다.


그러나 6년 뒤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아마존은 제2 본사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발단은 코로나19로 확산한 재택근무였다. 사무실로 나오는 직원이 대폭 줄면서 근무 공간의 필요성이 줄었다. 매출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로 비용 절감도 요구됐다. 대대적인 정리해고로 직원 수도 급감했다. 아마존은 기존에 약속한 대로 버지니아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현재까지 지은 건물은 사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체 건물 중 일부는 언제 지을 수 있을지 불분명해졌다. 테네시주 내슈빌 등에 계획했던 사무실 확장도 중단했다.

미 버지니아에 있는 아마존 제2본사 건축 현장의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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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지니아에 있는 아마존 제2본사 건축 현장의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 버지니아에 있는 아마존 제2본사 건축 현장의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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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가 그것(아마존의 제2 본사 건축)을 죽인 것 같다" 월가의 투자자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소식이 나온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평가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확산한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실질적인 사무 공간의 축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변화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

◆ 공실률 '사상 최고'…"사무실 부동산의 종말"

아마존이 제2 본사 공사를 중단키로 결정하는 과정을 보면 현재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할 수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집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사무 공간의 필요성이 줄었다. 기업은 사무실 임대 계약 종료에 나섰다. 현재 미국의 사무실 점유율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50%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무실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절반만 있으면 된다는 의미다. 임차 업체를 구하지 못한 사무실의 공실률은 가파르게 올랐고, 자연스레 부동산 가치가 떨어졌다. 이것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로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웨이크필드 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핵심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공실률은 25%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공실률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빅테크 기업이 정리해고에 나서기 전인 2021년부터 오르던 공실률은 엔데믹에 접어든 지금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사무실 가치 하락은 유독 도드라진다. CNN방송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업체 트렙을 인용해 지난해 말 사무실 자산의 가치는 1년 전에 비해 5.7%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창고와 같은 산업용 부동산, 호텔, 아파트는 가치가 각각 12.6%, 5.6%, 4.3% 올랐다. 사무실 가치 하락이 현재 벌어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혼란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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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축소한 기업은 어디일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샌프란시스코, 프리몬트, 서니베일 등 주요 베이 지역의 사무실 임대를 종료했다. 지난 2월 사무 공간을 축소하겠다고 했는데 실행에 옮긴 것이다. 세일즈포스도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43층 건물에 점유하고 있던 사무공간 중 3분의 1가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있는 세일즈포스 타워의 사무실 공간 중 많은 부분을 다른 회사에 재임대 주고 있다고 현지 외신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워싱턴주 벨뷰 시내에 있던 사무실을 계약 기간인 2024년 6월까지만 사용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 운영 중인 트위터는 직원을 대거 해고한 뒤 비용 절감 과정에서 샌프란시스코와 영국 런던 사무실 임대료를 내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를 두고 아르핏 굽타 뉴욕대 교수 등은 '재택근무와 사무실 부동산의 종말(apocalypse)'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제출한 미 상업용 부동산 가치 분석 보고서의 제목이다. 연구진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임대 수익이 17%포인트 감소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4530억달러 손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종말이라는 단어를 붙일 만큼 사무실 수요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흔들렸다.


이러한 현상은 재택근무 비율이 높은 미국에서 두드러지게 확인되지만, 그 외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글로벌 통계업체 스태티스타와 CBRE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 중심부의 사무실 공실률은 2019년 5.7%였으나 지난해 8.6%로 올랐다. 글로벌 IT 기업의 유럽 본사가 위치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8%에서 올해 1분기 13%로 상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재택근무 비중이 미국 만큼이나 높은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의 사무실 공실률도 올해 1분기 15.3%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 美 직장인 재택 멈출까…사무실 변화에 도시 모습도 달라진다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를 여전히 활발하게 도입하는 미국에서는 공실률 상승세가 언제 멈출지 예측하기 어렵다. 애플, JP모건 등 여러 기업이 직원들에 사무실로 출근하라며 해고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지만, 쉽사리 사무실 점유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올해 1분기 18.6%로 2020년 1분기 이후 550bp(1bp=0.01%포인트) 오른 상태다. 쿠시먼은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까지는 미 전역의 공실률이 계속해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야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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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무실의 변화는 단순히 기업과 직장인의 삶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사무실 건물이 있는 인근 지역의 경제가 살아난다. 직원들이 출·퇴근하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식사를 즐기며, 저녁에는 맥주 한 잔 즐기는 것까지 지역 경제를 돌아가게 만든다. 버지니아를 비롯한 미국의 각 도시 지자체가 아마존의 제2 본사를 유치하려 했던 것도 결국 이러한 이유에서다. 사무실의 존재가 도시의 생태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월 연구단체 WFH리서치의 데이터를 분석해 뉴욕 맨해튼 직장인의 사무실 출근 일수가 연간 30% 감소하면서 직장 근처 소비가 최소 124억달러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내 사무실 인근에서 직장인이 소비하는 액수로는 1인당 평균 4661달러 감소했다. 샌프란시스코는 3040달러, 시카고는 2387달러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직장인의 사무실 출근이 급격히 줄어든 월요일과 금요일에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자체가 기업의 사무실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감안해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이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부동산 가치 하락에 지자체가 거두는 재산세 세수도 줄어든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뉴욕의 시장들은 지난해부터 공식 석상에 나올 일만 있으면 직장인의 사무실 복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실률이 유독 높은 두 지역의 시와 주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내에 있는 사무실 공간을 주거 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시내에 주거 공간은 부족한 데 사무 공간은 남아돌아서 내놓은 방책이지만,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석도 나온다. 일부가 재택근무 중인 공무원 조직이 모여있는 워싱턴DC도 이들이 사무실로 나와야 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 내일 오전 10시 '[찐비트]美 사무실 남아돌고, 韓은 부족해 '난리'…왜 다를까?[오피스시프트](20)' 기사가 나올 예정입니다. 서울의 사무실 공실률은 2%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과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내일 '찐비트-오피스시프트'를 확인해주세요.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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