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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가장 ‘잔혹한 겨울’ … 추위와 공포 덮친 우크라이나

최종수정 2022.11.24 09:30 기사입력 2022.11.24 09:30

러시아 미사일 공습으로 전기·난방·수도 등 기반시설 파괴
돈바스 지역, 3월에도 영하 20~30도 … 소련에서 독립 후 최악의 상황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야코블리우카 마을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끌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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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우크라이나의 이번 겨울은 특히 추울 전망이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전기·난방·수도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 기온은 이미 영하권에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계속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상 전문 웹사이트인 웨더닷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이날 밤 최저 기온은 영하 4도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눈도 내리기 시작했다. BBC 방송은 전날 키이우 내 놀이터와 공원 벤치 등이 눈으로 뒤덮여 있었고 대부분 사람들은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아직 겨울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의 겨울 날씨는 상당히 혹독한 편으로 알려졌다. 동부 하르키우는 11월 평균기온이 섭씨 영하 0.8도이며 이듬해 3월 평균기온은 섭씨 영하 1.9도이다. 돈바스 지역의 경우 12월·1월·2월은 물론 11월이나 3월에도 섭씨 영하 20~30도를 기록하는 날도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올가을 기온은 예년보다 온화한 편이었지만, 가을이 끝나가면서 점차 영하권 추위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17일(현지시간) 정전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눈이 덮인 채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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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력시설 공격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추위로 더욱 몰아세우는 요소다. 최근 러시아는 격전지가 아닌 후방 주요 도시의 민간 기간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해 주민의 생활 여건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교전이 지속되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북부의 키이우나 서부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을 쏟아붓는 식이다. 지난 15일에는 미사일 90여발을 주요 도시에 발사해 지난 2월 전쟁 발발 후 최대 규모 공습을 자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선 겨울을 버티기 위한 주요 전력시설 절반 이상이 파손됐다. 난방·전기·가스·물 등 공급이 끊긴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서 사투를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러시아로부터 최근 수복한 헤르손 지역에서도 광장을 가득 메운 축하 행사가 열렸지만 이는 추위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그 대신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음식과 물을 받으려는 주민들이 거리를 채웠을 뿐이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 등에서 수백만명이 최소 내년 3월 말까지 전력과 수도공급이 끊긴 채 생활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주민들이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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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의 공격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분노했다. 22일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시장협회에 전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크렘린은 이번 겨울 추위를 대량 살상무기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겨울에서 살아남고 러시아가 추위를 테러와 굴복의 도구로 바꾸는 걸 막기 위해 우리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협회 측에 발전기와 의료장비 및 지뢰제거 작업 지원 등을 요청했다.


동부 도네츠크주 인근 지역인 크라마토르스크의 올렉산드르 혼차렌코 시장도 "30년 전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장 혹독한 겨울이 될 것 같다"며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특히 의료 시설의 붕괴를 우려했다. WHO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까지 약 700곳의 우크라이나 의료시설을 공격했으며,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은 필수 의약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환자실 가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이 지속되면서 우크라이나인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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