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특위 구성도 안됐는데...징계 카드만 남발하는 與野
13·14일 이틀간 與 4건, 野 3건 징계요구서 접수
막말·모욕 논쟁 불붙었지만… 윤리특위는 3개월째 '공백'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징계 요구서 제출에 국민의힘까지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 갈등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까지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구성조차 안 된 윤리특위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13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글을 올리는 등 '친일 논란'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허위로 야당 의원에 이스타 항공 취업 청탁 의혹을 제기하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권 의원에 대해서는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혀 깨물고 죽지"라며 사퇴를 압박했다는 내용으로 징계안을 접수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며 '고발을 만병통치약으로 쓰려고 하냐'고 공세를 폈다. 권 의원은 징계안이 제출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톱만 한 윤리도 없는 민주당의 윤리위 제소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이런 코미디는 우스운 것이지 두려운 것이 아니다"라며 맞섰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회에 징계안을 제출하고 고소 고발을 일삼는 민주당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며 "지금의 민주당에는 설득하고 타협하는 과정이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여당도 민주당 의원들을 윤리특위에 제소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13일 주철현 김교흥 의원에 대해, 14일에는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징계안에는 주 의원과 김 의원이 각각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폄훼와 동료 의원 모욕 발언으로, 노 의원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모욕 발언으로 품위유지 및 모욕 금지 의무를 어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방산업체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접수된 징계 요구서는 국회 윤리특위에서 징계 여부 및 종류를 심사한 뒤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21대 국회 윤리특위는 지난 6월 30일 자로 활동 기간이 만료된 후 3개월 넘게 공백 상태다. 성폭력 혐의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무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포함해, 지난 12일까지 21대 국회서 계류된 징계 요구서는 총 22건이다. 여야의 '맞불 제소'로 총 29건이 됐다. 본회의에서 윤리특위를 다시 구성하기 전까지는 징계 처리 절차를 개시할 수 없다.
하지만 여야 모두 윤리특위 구성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윤리특위가 구성되더라도 징계안의 처리 시기 및 여부는 미지수다. 21대 국회 윤리특위는 위원장을 선출하고 1년 2개월 뒤인 지난해 11월에서야 심사에 착수했고, 2020년 9월 제출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안 등 전체 회의에 상정된 징계안조차 후속 절차로 넘어가지 못했다. 윤리특위 설치 이후 31년간 본회의 심의를 거친 징계안은 2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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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각에서는 여야의 경쟁적인 윤리특위 제소가 징계 집행보다 지지층 결집에 목적을 두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3일 이 대표에 대한 제소 배경을 설명하면서 "야당의 정치 공세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민생에 집중한다면 일반 국민은 야당의 공세가 다 맞기 때문에 대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정쟁 국감'이 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윤리특위까지 확전된 여야의 대치 상황이 쉬이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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