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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정복의 꿈, 되살아나나… '레카네맙' 임상 3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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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에자이 공동 개발
'아두헬름' 트라우마 극복할 수 있을까

위약군 대비 27% 개선
2차 지표도 모두 충족

다만 부작용 우려는 이어져
아두헬름 41%보다는 적지만 21%에서 나타나

이르면 내년 1월 FDA 승인 가능성

치매 정복의 꿈, 되살아나나… '레카네맙' 임상 3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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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실패하는 듯 보였던 치매 정복의 꿈이 되살아났다. 최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치매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시장 진출에 실패하면서 뒤로 밀릴 듯 보였던 치매 치료제 개발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아두헬름의 좌절을 겪었던 바이오젠과 에자이다.


바이오젠은 27일(현지시간) 에자이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레카네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임상 감소율을 보였다"며 1차 유효성 충족 지표(primary endpoint)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임상의 1차 유효성 지표는 18개월 후 임상치매척도(CDR-SB)가 기준선(baseline) 대비 얼마나 떨어지는지로 설정됐다. CDR-SB는 치매의 중등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기억, 방향, 판단 및 문제 해결, 지역사회 문제, 가정 및 취미, 개인 돌봄의 6가지 영역에서 인지 및 기능적 성과를 평가한다.


바이오젠에 따르면 이번 임상 3상에서 레카네맙은 위약군 대비 27%의 CDR-SB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이르면 6개월째부터 기준선 대비 CDR-SB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외에도 2차 유효성 지표로 설정한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14(ADAS-cog14), 알츠하이머병 복합점수(ADCOMS) 등도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우려는 이어져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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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바이오젠·에자이는 앞서 FDA 승인을 받으면서 사상 최초의 승인 치매 치료제로 각광받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던 아두헬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두헬름은 지난해 6월 사상 최초로 FDA의 치매 치료제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이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승인이 거부됐다. 임상적 개선을 확인하기 어렵고, '뇌영상 비정상 소견(ARIA)'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레카네맙 역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씻기진 않은 상태다. 레카네맙 역시 임상 과정에서 ARIA가 상당히 관찰됐기 때문이다. ARIA는 약물 사용 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영상 검사에서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인 신호들이 포착되는 것을 뜻한다. 뇌 혈관성 부종과 혈관외삼출물 현상이 관찰되는 ARIA-E와 미세출혈 및 혈철소증 소견이 나타나는 ARIA-H로 나뉜다. 아두헬름은 무려 치료 환자 중 41%에서 ARIA가 보고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레카네맙은 아두헬름 대비로는 낮지만 상당히 높은 ARIA 발생률을 기록했다. ARIA-E의 경우 위약군에서 1.7%에 그친 데 비해 투약군에서는 12.5%가 확인됐다. ARIA-H 역시 위약군 8.7% 대비 두 배 가량 높은 17.0%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ARIA 총 발생률은 투약군 21.3%, 위약군 9.3%였다. 실제 소견에 그치지 않고 관련한 증후군이 발생할 확률도 ARIA-E는 투약군 2.8%, 위약군 0.0%, ARIA-H는 투약군 0.7%, 위약군 0.2%로 모두 높았다. 다만 바이오젠 측은 "전반적으로 레카네맙의 ARIA 발생 프로파일은 예상 범위 내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내년 FDA 승인 받을 수 있을 듯

공동 개발사 에자이는 임상 결과를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CTAD)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회계년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미국 정식 승인 및 유럽, 일본에 승인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현재 레카네맙은 지난 7월 FDA로부터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를 승인받고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다.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허가 심사 기한은 내년 1월6일로 정해졌다. 일본에서도 조기 승인을 위한 관련 자료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지난 3월 제출하기 시작한 상태다.


에자이의 나이토 하루오 최고경영자(CEO)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큰 도전과제일 뿐 아니라 생산성 저하, 사회적 비용 증가 등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는 게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레카네맙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 뿐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혁신을 더욱 활성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셸 부나토스(Michel Vounatsos) 바이오젠 CEO 역시 "레카네맙이 승인된다면 잠재적으로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인식과 기능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환자와 가족들에게 줄 것"이라며 "알츠하이머를 물리치는 데 다양한 접근과 치료 옵션이 필요할 것으로 믿는 만큼 이에 대해 환자, 과학·의료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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