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인터뷰
9~23일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5개국 대사관 초청공연
취임 후 도립국악단서 단체명 변경…“관현악 넘어 韓 전통음악 창의성 실현”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사진제공 = 경기아트센터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사진제공 = 경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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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시나위 오케스트라 무대는 우리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저 역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유럽 투어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는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밝았다. 오는 9일부터 23일까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폴란드·헝가리·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체코 한국문화원과 대사관의 공식 초청으로 한국 음악을 알리는 유럽 투어를 진행한다.

원 감독은 "2019년 취임 뒤 준비했던 공연을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제야 한다"며 "새로운 음악에 민감한 유럽이 가장 좋은 시장이라 생각했고, 다양성을 갖춘 우리 악단의 음악이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취임하고 경기도립국악단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단체명을 변경했다. 원 감독은 국악관현악이 서양 오케스트라보다 미완의 단계에 있지만 그 양식은 관습적으로 서양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성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단체 이름을 바꿨다.

"우리가 하는 음악행위 열 가지가 있다면 그 중 하나가 국악관현악이다. 음악과 명상을 결합한 콘서트 메디테이션,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등 관현악 외에도 다양한 장르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동안 증명해왔다. 기존 국악관현악단이란 명칭에 대한 반성적 측면에서 악단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했다. 국악 관현악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 전통음악을 창의적으로 실현하겠다는 뜻을 담아 이름을 변경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디오니소스로봇' 공연 전경. 사진제공 = 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디오니소스로봇' 공연 전경. 사진제공 = 경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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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유럽 투어에서 한국적 소리와 음향을 앞세워 마음을 열고 깊게 침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한국 행진곡풍의 팡파레 음악 ‘대취타 역(易)’으로 1부 ‘한국의 미’의 서막을 열고, 자연스러운 리듬과 흥이 담긴 민요 ‘정선아라리’, ‘한오백년’, ‘신고산타령’, ‘강원도아리랑’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2부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지난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을 선보인다. 원 감독은 "디오니소스 로봇은 인간의 광기와 자신을 극복하고 넘어서야하는 실존적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며 "불가능한 것들이 함께 있어야 세계가 더 다양해지고 내면의 광기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인간은 생존기계, 즉 DNA로 알려진 이기적 분자들을 보조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래밍된 로봇 운반자"라며 "인간 자체를 창의성을 실행하는 로봇으로 설정하고,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 선생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원일 음악감독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습 모습. 사진제공 = 경기아트센터

원일 음악감독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습 모습. 사진제공 = 경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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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감독은 이 작품에서 자신을 극복해야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어떻게 가능한지 질문을 던진다. 통영국제음악제 초연 당시엔 어린아이부터 중년 어른들까지 일어나 춤추고 즐기며 실존적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했다.


전통 국악에서 시나위는 육자배기 특징으로 된 산조(散調) 기악곡. 다성적(多聲的) 효과를 자아내는 동시에 즉흥적 특성을 보인다. 원 감독은 예술감독 취임 이래 즉흥음악에 대한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단체명까지 시나위오케스트라로 바꿨다. 시나위가 좁은 의미의 개념에서 즉흥음악의 한 장르로만 이해되는 실정이 내내 아쉬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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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은 시나위의 미학적 개념화를 시작하고 주장하는 단계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펼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번 공연은 우리만의 개성과 개인의 창의성을 궁극적으로 실현하는 동시에 현대적 음향체가 어떻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지 보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가 곧 한국음악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양한 경험을 담아 곡을 쓰며 기존 국악관현악에 대한 반성과 창의적 실현까지 준비한 만큼 유럽 공연 뒤에도 레퍼토리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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