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반도체 겨울]전문가 10명 중 6명 "위기 내후년까지…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
국내 전문가 산업경기 인식조사
59%, "2년 뒤에도 위기 지속"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국내 반도체 전문가 10명 중 6명은 현재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2024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반도체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는 현재 상황을 위기(위기 상황 초입 56.7%·위기 한복판 20%)로 평가했다. 위기 상황 직전이라는 응답 비율은 20%,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실제 8월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역성장(-7.8%)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수개월째 내림세다. 시장조사기관들은 3분기에도 2분기 대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 등의 위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위기 상황이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10명 중 6명(58.6%)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내년까지’(24.1%) ‘내년 상반기까지’(13.9%) ‘올해 말까지’(3.4%) 순이었다.
현재 반도체 산업이 처한 위기 상황이 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입과 미·중 무역분쟁 등 최근 10년간 국내 반도체 산업 부진 시기보다 현 상황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응답한 전문가는 43.4%에 달했다. ‘유사하다’는 답변은 36.6%, ‘양호하다’는 답변은 20%로 집계됐다.
2016년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과 사드 사태 여파로 4년간 수출 증가세가 꺾인 해다.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반도체 다운사이클 여파로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6%가량 감소(1281억달러→ 952억달러)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과거 반도체 산업의 출렁임이 주로 일시적 대외환경 악화와 반도체 사이클에 기인했다면 이번 국면은 언제 끝날지 모를 강대국 간 공급망 경쟁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의 기술추격 우려까지 더해진 양상"이라며 "업계의 위기감과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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