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5차 협상서 타협안 내놓나…'탈나치화' 요구 배제 가능성
관계자들 "5차 평화협상 초안에 탈나치화·탈군사화 등 러시아 핵심 요구사항 빠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5차 평화협상에서 더 이상 '탈나치화'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요 외신이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또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것도 러시아가 허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5차 평화협상 초안에 탈나치화, 탈군사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 사용에 대한 법적 보장 등 러시아가 초기 평화협상에서 제시한 3가지 핵심 요구조건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가 5차 평화협상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협상이 좀더 진전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크렘린궁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의 목표 중 하나인 탈나치화를 우크라이나의 나치주의자, 친나치 성향 인사들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부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극우민족주의, 신나치주의자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를 감안하면 탈나치화가 요구조건에서 빠졌다는 의미는 더 이상 러시아가 젤렌스키 정부 제거를 목표로 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중립을 지킬 경우 이같은 타협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군사적 중립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 연설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비핵보유국 지위, 안보보장,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허용 등에 타협의 여지를 제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외국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두지 않으며 나토 가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 등을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신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에 준하는 수준의 안전 보장을 받기를 원한다. 나토 조약 5조는 나토의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 공격으로 보고 다른 회원국이 전쟁에 자동 개입해 공동 방어한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평화협상 합의가 이뤄질 경우 관련국들이 의회 비준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확실한 안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도 합의안에 따라 헌법을 개정해야 하며 이는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대표단은 29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만날 예정이다. 두 나라 협상 대표단이 대면 협상을 하는 것은 3주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개전 나흘만인 지난달 28일 벨라루스에서 1차 평화협상을 했고 이어 3일과 7일에 2차, 3차 협상을 진행했다. 4차 협상은 지난 14일부터 화상으로 진행됐다. 화상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3주만에 열리는 대면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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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5차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서방 일각에서는 여전히 푸틴이 군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 협상을 이용하는 기만 전술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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