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논란… 전문가들은]

"방역실패 미접종자에 떠념겨"
"그래도 백신 무용론 경계해야"

법원 집행정지에 정부 항고
"국민 불편 최소화해 운용할 것"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스터디카페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적용 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스터디카페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적용 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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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법원이 학원 등 교육관련 시설의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에 제동을 건 가운데 정부가 즉시 항고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는 동감하면서도 정부의 강압적 소통 방식이 국민의 불신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5일 정부에 따르면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에 따라 전날부터 관련 사건의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방역패스를 확대하면서 ‘접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왔지만 제동이 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부의 일방적 소통 방식이 빚은 패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식당·카페와 학원 등에 대한 방역패스 도입이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조치라는 비판에 "불가피한 조치"라며 강행 의사를 계속 밝혀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방역패스는 미접종자의 감염을 최소화해 이들을 보호하는 목적과 미접종자들로 인한 의료체계의 부담이 과하기 때문에 의료체계의 여력을 보전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며 "불가피성을 양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원 등에 대한 방역패스 도입이 청소년에 대한 접종 강요로 비치고 식당·카페도 미접종자 이용이 극히 제한되면서 정부가 미접종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결국 방역패스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졌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의 소통은 정부의 방역 실패를 미접종자에게 떠넘겨 악마화하는 꼴"이라며 "이들이 무턱대고 접종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접종 후 이상반응, 정부의 보상 미비 등 이유가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포지티브한 방식으로 가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제동 걸린 방역패스 "접종은 필요… 정부의 강압적 소통이 문제"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는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고하는 한편 국민 불편을 최소화해 방역패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의 즉시항고 지휘 요청에 관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국가방역체계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즉시항고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행정소송상 집행정지의 결정에 대해서는 고지일로부터 1주일 내에 즉시항고가 이뤄져야 한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미접종자 보호와 감염확산 차단, 의료대응 여력 확보를 위해 대상 시설을 한정해 방역패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향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균형 있게 운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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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방역패스나 백신 자체에 대한 무용론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의 소통과 설명 노력이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면서도 "방역패스의 목적은 감염자의 전파 차단과 미접종자의 감염 방지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의학적으로 아쉬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는 방역의 기본"이라며 "정부가 과학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헌법적 가치를 만족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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