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일까지 운영시간 밤 10시로 제한…흑자 기회 날아갈 판
"하루 평균 약 1.5회 상영 회차 줄어" '비상선언'·'킹메이커' 등 연기
영화업계 내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옥외집회 "최소 생존 조건은 보장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현대 영화관 대다수는 시네마 콤플렉스(cinema complex·건물 하나에 상영관 여러 개를 갖춘 대규모 극장)다. 복수 상영관이 박스오피스, 영사실, 로비, 매점 등 필수적 설비를 공유해 경영자에게 유리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 운영이 어려워진 지금은 정확히 반대다. 불어난 건물 임차료, 인건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멀티플렉스 3사(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지난해 2월부터 매달 적자를 거듭한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최근 방역 조치는 다시 강화됐다. 내년 1월 2일까지 운영시간이 밤 10시로 제한된다.


영화관은 이번 규제가 여느 때보다 뼈아프다. 23개월 만에 흑자 기회가 찾아온 까닭이다. 기대작은 마블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이틀 만에 관객 100만 명 이상을 모았다. 지난 주말(17~19일)에도 174만3475명을 동원해 누적 277만460명을 기록했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A씨는 "애초 지난 주말 예상 관객 수가 250만 명 이상이었다"며 "영업시간 제한으로 70%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주 평일이다. 관객이 시네마 콤플렉스에서 누리는 최대 이점은 대량 다품종의 전시 판매에 따른 자유와 변덕 보증.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러닝타임은 148분이다. 저녁 7시 10분 뒤 상영을 시작할 수 없다.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드라이브 마이 카'의 처지는 더 열악하다. 러닝타임이 179분에 달해 퇴근 관람객을 동원하기 어렵다. 멀티플렉스 관계자 B씨는 "하루 평균 약 1.5회 상영 회차가 줄어든다"며 "황금시간대인 저녁이라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30일 서울 한 영화관에 백신패스관 운영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30일 서울 한 영화관에 백신패스관 운영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악화한 조건에 국내 배급사들은 개봉을 회피하거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피신한다. 송강호·이병헌 주연의 '비상선언'은 내년 1월 개봉을 포기했다. 오는 29일 개봉을 예고했던 설경구·이선균 주연의 '킹메이커'는 내년 설 연휴로 일정을 변경했다. '도쿄 리벤저스',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피드백' 등 해외영화도 개봉을 미루거나 포기했다. A씨는 "내년 1월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 '경관의 피(1월 5일)', '특송(1월 12일)' 등 다른 한국영화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해피 뉴 이어'는 OTT 티빙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몇몇 작품은 다른 OTT와 협상을 시작했다. 배급사 관계자 C씨는 "OTT에 팔리는 영화는 소수에 불과하다. 창고에 쌓이는 영화가 계속 늘어난다"며 "매출이 계속 막히면 영화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19년 영화산업 매출의 76%는 영화관 관람료에서 비롯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계속된 위기에 영화업계는 21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옥외집회를 한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한국영화감독조합이사회·영화수입배급사협회·상영관협회 등은 20일 성명을 내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조정 시 영화관 및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로 인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AD

이들은 "2019년에 2억3000만 명에 육박했던 관람객이 지난해 600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한 영화산업 내 누적 피해액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영업시간 제한은 단순히 영화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문화생활 향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화계 전체로 피해가 확산해 관련 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소한 생존 조건은 보장해 주길 요청한다"고 역설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