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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우주 개발, 시스템 정비해 제대로 일 벌일 때"

최종수정 2021.12.06 14:11 기사입력 2021.12.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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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연구 개발 몰두한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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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및 정리 =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우주 개발에 대한 투자는 당연하다."


최근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로 독자적 우주 개발이 본격화했다. 그러나 사실 후발 주자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 등 우주 강국들보다 수십 년 출발이 늦은 데다 상업화는 기술력이 한발 앞선 스페이스X 등 미국 민간 기업들을 따라잡기 힘들다.

이에 대해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지난 2일 아시아경제 기자와 만나 "그런 논의를 할 때는 지났다"면서 "이제부터는 어떻게 하면 더 잘 하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국가 우주개발 체제의 정비를 통해 제대로 일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때때로 과학자들을 좌절시키는 ‘정치 외풍’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누리호 개발·발사 때 느낀 소회를 말해 달라.

△엄밀히 보면 누리호 발사를 성공이라고 얘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륙 순간부터 단 분리, 페어링 분리 등 모든 것이 굉장히 순조롭게 이뤄졌고 마지막에 문제가 있었다. 단계별로 우리가 했던 것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다들 자신감이다. 다른 나라들도 보통은 세 번째까지 실패하다가 성공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 3단 액체 엔진이 46초 일찍 꺼진 원인에 대해선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이륙 순간부터 모든 데이터들을 다 살펴보고 있다.


-아직도 ‘왜 우주개발을 해야 하나’는 비판이 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나 통계를 내면 국민들 중 열에 아홉은 우주개발을 하자는 쪽이다. 과거 20~30년 전만 해도 논란거리가 됐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국가 위상과 미래를 감안할 때 당연히 해야 한다. 이제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논의에서 탈피해 ‘어떻게 하면 좀 더 잘할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가가 기술이나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주 개발은 필수적이다. 우주 안보, 우주 경제, 우주 산업 등의 경쟁력이 국가의 힘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


-후발 주자로 위치가 애매하다.


△적절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필수다. 우주 개발에서 30년 전에 비해 많은 것들을 이뤄내기는 했다. 위성도 만들고 발사체도 하지 않았나. 그런데 요즘은 느리게 발전하던 우주 개발 분야가 갑자기 혁신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는 어려운 선택이다. 도전적·혁신적 기술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또 하나는 종래에 해오던 것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두 축을 동시에 가져가서 우리 나름의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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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선 독자 발사의 걸림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미국이 미사일통제체제(MTCR)에 근거를 둔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을 이유로 한국형 발사체 탑재체에 자기네 부품을 팔지 않는다면, 독자 개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ITAR 규제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또 다른 감정적 대응을 불러올 수 있다. 외교적인 해법도 동시 병행해야 한다. 정부도 기회가 될 때마다 미국 측과 교감하면서 풀려고 노력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으로는 사안별로 미국의 승인을 받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제 협력을 통한 우주 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주청 신설 논의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발전 과정에 있다고 본다.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 예전에 (우주 개발에서) 아무것도 없었던 처지에 비하면 엄청난 투자를 받고 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우주 개발도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이제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발사체 분야에선 뒤지고 있지 않나. 일단 우주 개발을 본격화했으니 어떻게 해야 잘 될 것인지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우주청이다. 이름은 중요하지 않고, 의사 결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냐가 중요하다. 그게 된다면 뭐가 되든 좋다. 특히 항우연은 우주개발전문기관으로 2016년 12월 지정돼 있는데, 다른 우주 정책 수행 기관들과의 관계 등 세부적인 내용은 하나도 정해져 있지 않다. 지혜를 모아서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을 설명해달라.


△앞으로 4조원이 투입되는 주력 사업이 될 것이다. 위치·항법·시간(PNT), 즉 국가기간정보 독립 선언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이 위성항법장치(GPS)를 공짜로 사용하게 해주는데 꼭 해야 하느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국가 간 외교 문제 등이 발생해 사용이 중단되거나 교란이 일어날 경우 국가 기간이 흔들린다. 그렇게 되면 금융, ICT 등 모든 산업이 멈추게 된다. 특히 자율주행차나 드론,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초정밀 PNT 정보는 필수적이다.


-국민들과 후학,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누리호의 발사 이후 국민들로부터 너무 많은 격려를 받았다. 내년 2차 발사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실 요즘은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다. 연구원이 이룬 결과도 엄청나지만 바깥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상상 못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후배들이 멀리 내다보고 도전적이고 새로운 꿈을 꿨으면 한다. 그래야 내 나이가 돼서 은퇴할 때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면 편하게 내려올 수 있다. 꿈 꾼다고 다 되지는 않지만 꿈을 꾸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 긴 호흡으로 보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나라는 워낙 인재들이 우수하니 우주 개발에서도 곧 세계 1등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가족들에게는 항상 바빠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바깥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사람이지만 그게 왜 하필 우리 아빠냐"는 소리를 듣는다.


프로필 -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986년 옛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시절 입사한 후 항공기부터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달 탐사까지 연구 전 분야를 두루 섭렵하면서 주요 업적에 대부분 기여했다. 특히 한국이 자랑하는 고성능 다목적 실용 위성인 아리랑 시리즈를 개발한 주역으로, 아리랑 3·5호의 경우 사업단장으로 개발·발사 전 과정을 주도했다. 최근엔 달탐사사업단을 맡아 2022년 달 탐사 궤도선 발사를 위한 체계 개발·발사 준비를 이끌었고, 2030년으로 예정된 달 착륙 탐사선 개발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같은 공로로 2000년 국민포장, 2007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 2002년 국가정보원장상, 2010년 한국공학한림원 선정 ‘대한민국 100대 기술과 주역’상 등을 받았다. 1984년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대학원(항공공학)·프랑스 국립항공우주대(발사체·인공위성)·폴사바티에대(자동제어·우주응용)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폴사바티에대(자동제어·우주응용)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3월23일 취임해 2024년 3월까지 3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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