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일 '김종인 필승론' 띄워
당내선 '김종인 선대위 체제'에 불만도…"뇌물전력은 당에도 부담"
유권자들도 피로감 호소
전문가 "킹메이커 능력 이미 입증…'정치 초보' 윤석열, 김종인 모실 수밖에 없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른바 '킹 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등판이 다가오면서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이 '김종인 체제'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에도 30대 젊은 당대표와 '정치 초보' 대선 후보를 이끌 노력한 전략가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평가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연일 '김종인 대체불가론'을 띄우고 있다. 이 대표는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벌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터무니없는 공격을 많이 한다. 이 상황에서 메시지전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김 전 위원장 외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맡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당선 직후에 만나지 않았나. 여러 가지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정치 입문 이후 수차례 김 전 위원장과 소통하며 관계를 구축해왔다. 윤석열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지난달 25일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토요일 두 분(김종인·윤석열)이 저녁을 했다는 얘기가 있고, 분명한 것은 일주일에 한두번씩 통화를 하더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김종인 선대위 총괄위원장 체제'에 대한 거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9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김 전 위원장의 부패 전력을 언급하며 "김종인 어른이 본인이 선거판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 이게 도움이 되겠다, 안 되겠다를 스스로 알아서 할 그럴 연배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어 이 상임고문은 "킹메이커는 한 번 하는 것이고 킹하고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해야 진정한 킹메이커지. 킹메이커는 기술자가 아니다. 그 점을 (본인이) 알아서 국민의힘의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 유권자들도 김종인 등판이 가까워진다는 언론 보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또 김종인? 뇌물까지 받아먹은 정치모사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20·30세대 대거 탈당했다더니 김종인 데려오면 20·30세대는 더 등 돌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에 앞서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복주머니를 받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에 앞서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복주머니를 받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


일각의 부정적 평가에도, 정치권에서 매번 김 전 위원장을 찾는 것은 그의 킹메이커 전력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12년 당시 '경제 민주화'라는 화두를 전면에 내세워 여론을 끌어왔고, 지난 2016년에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며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0선 원외인사' 이 대표와 '정치 신인' 윤 후보를 이끌어갈 리더십으로 '킹 메이커' 김 전 위원장 만한 인사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야당 사령탑'에 올랐지만, '이준석 리스크'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대표는 입당 전부터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던 윤 후보와 수차례 마찰을 빚으면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두 사람 간의 이른바 '투 스톤(이준석-윤석열)' 갈등은 지난 8월 윤 후보의 기습 입당 및 경선준비위원회 주도 후보 모임 불참 등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녹취록 공방도 '이준석 리스크'에 기름을 부었다. 이는 원 전 지사가 지난 8월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내게 '윤 후보는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같은 날 밤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의 주장을 부인하며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자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그의 경험 부재에 대한 비판이 다수 제기됐다.


정치 입문 4개월 차인 윤 후보 역시, 경선 과정에서 수차례 구설수에 오르면서 노련한 조력가 영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7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판하며 '주 120시간 노동'을 언급해 물의를 빚었고, 지난달에는 부산을 찾아 전두환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항쟁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 잘했다는 분도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발언해 호남권과 정치권의 비판을 샀다.


다만 김 전 위원장 영입에는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의견 차 극복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캠프 인사를 유지, 확대 개편하고자 하는 윤 후보와 달리 김 전 위원장은 사실상 '전권 부여'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선대위가 어떤 모습인지 그림을 제시해야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 판단할 수 있다.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 발족의 선결조건으로 캠프 운영 전권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한 바 있다. 그는 "김 전 위원장께서는 윤 후보와의 대화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달라는 말씀이 없으셨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는 킹메이커로서의 김 전 위원장 평가는 그동안의 선거에서 이미 입증됐다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현재 김 전 위원장을 모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윤 후보가 정치 초보이며 정치 경험이 일천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AD

이어 "(윤 후보는) 당 내부 교통 정리를 하기엔 정치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분오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원래는 당대표가 교통 정리를 해야한다. 그런데 이 대표조차 리스크가 있다보니, 이를 교통 정리해줄 만한 인물이 김 전 위원장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