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성폭행 父 2심서 감형… 법과 여론 사이
징역 13년→10년 '시끌벅적'
맘카페 등 재판부 비판 목소리
법조계 "납득 이유있는 양형"
법원이 10살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친부를 항소심에서 감형하자, 이 판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자녀를 둔 여성들이 많은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양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법원 주변에서는 "재판부 판단에 나름 이유가 있다"란 말이 나온다. 국민 법감정과 법원의 양형 사이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5일 경기지역 맘카페 게시판 등에는 이 사건 법원 판결에 대한 기사 링크가 공유돼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댓글이 상당수 달렸는데, 친부를 감형한 2심 판결을 비판하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합의했으니 감형, 반성하고 있으니 감형, 보상했다고 감형. 볼 때마다 속 터진다"라며 울분을 토하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판사들이 개판"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는 댓글도 있다. 대부분 댓글이 사법부의 약한 처벌이 성범죄를 재발하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었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이 같은 들끓는 여론은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재희 부장판사)가 지난달 30일 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42·남)에 대해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한 데에서 비롯됐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가 항소심에 이르러 추가로 4억원을 지급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맘카페에선 감형 사유에 대해서도 "아빠한테 몹쓸 짓을 당한 아이가 평생을 슬픔 속에 살아야 할텐데, 4억원이 대수냐"는 비난 댓글이 나왔다.
법원 안팎에선 그럼에도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 양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죄는 통상 징역 8~12년이 선고된다.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등 감경 요소가 적용되면 징역 6~9년도 선고가 가능하다. 피해자 A양의 변호사가 이 사건 항소심 판결선고 뒤 "(이씨가) 괘씸하지만 감경한 재판부 입장이 이해는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A양 변호사는 "더 다툴 것이 없어 사건 자체는 사실상 종결"이라고 했다. 징역 10년 이상의 징역형인 경우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가 가능하지만, 원심 판결이 양형 기준 범위 내 있어 대법원에서 기각될 공산이 농후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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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난해 이른바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불거진 뒤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하지만 어린 자녀를 대상으로 한 부모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최근 전국 여러 법원에서 심리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서울동부지법에서는 지난달 20대 딸을 성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같은 달 대전지법에선 만 7, 8살 두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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